그대는 아는가 굳이 양지쪽이 아닌 온기를 면할 그 만큼의 따사로움이 전신을 휘감으면 영락없이 또 다른 색깔로 피어나 셀 수 없을 만큼 허물 벗는 그리하여 나를 괴롭히는 것이 그대인 것을
그대는 아는가 수많은 밤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불덩이보다 더 뜨거운 가슴 삭이고 삭이며 나타낼 수 없는 나를 죽이고 그대에게 호응하는 나를
그대는 아는가 따스한 손길이 그립지만 누가 내 손을 어루만져 주겠는가 이 냉랭한 계절에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고 가슴이 뜨거운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늘 푸르러야 하는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그대는 아는가 그리하여 간들간들 휘어진 허리로 희롱하는 봄바람이 불어와 잠 못드는 밤 수 천의 몽우리로 피어나 밤새 서걱이다 아침이면 솔가리 한 움큼으로 혼절하고 마는 것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