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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 이수진 당신이 하시는 말씀은늘 똑같습니다.´푸르게 살아라´세상을 살아가며 때론 한번쯤 흔들릴 수 있으련만 아무리 추운 바람이 불어와도얼굴색 하나 변하지 않는곧은 의지당신의 목숨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이 세상은 당신의 향기만큼이나 맑아집니다
소나무 그대는 아는가? 굳이 양지쪽이 아닌 온기를 면할 그 만큼의 따사로움이 전신을 휘감으면 영락없이 또 다른 색깔로 피어나 셀 수 없을 만큼 허물 벗는 그리하여 나를 괴롭히는 것이 그대인 것을 그대는 아는가? 수많은 밤 가늠할 수 없는 시간 불덩이보다 더 뜨거운 가슴 삭이고 삭이며 나타낼 수 없는 나를 죽이고 그대에게 호응하는 나를 그대는 아는가? 따스한 손길이 그립지만 누가 내 손을 어루만져 주겠는가 이 냉랭한 계절에 계절마다 옷을 바꿔 입고 가슴이 뜨거운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늘 푸르러야 하는 나는 죽고 그대는 살아 그대는 아는가? 그리하여 간들간들 휘어진 허리로 희롱하는 봄바람이 불어와 잠 못드는 밤수 천의 몽우리로 피어나 밤새 서걱이다 아침이면 솔가리 한 움큼으로 혼절하고 마는 것을
잔디와 소나무당신은 소나무가 되십시오. 나는 잔디가 되겠습니다. 당신은 하늘을 바라보십시오. 나는 당신을 바라보겠습니다. 당신이 키를 올리고 가지를 뻗어 열매를 맺을 때 나는 당신이 흔들리지 않도록 뿌리를 단단히 붙들고 잇겠습니다. 당신은 더 높이 자라십시오. 더 멀리 보고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십시오. 나는 내온 가슴을 펴고 당신이 전하는 이야기를 듣겟습니다. 출처 : 정용철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