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
옛날에
젊은 부부가 살았습니다.
남자는 잘 생겼고
여자는 아름다운,
더할 나위 없는 부부였습니다.
오래 살다보면
권태와 싫증을 느낀다는데
이 부부는 권태는커녕 갈수록
소록소록 정이 쌓여만 가고
쳐다만 봐도 가슴이 울렁거리는,
열정과 정이 깊어만 가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잘 어울리는 부부에게 불행이 다가왔습니다.
한 사람이
시름시름 앓더니 실명을 하게되고,
또 한사람이 실명을 하게되어부부는 더 이상
서로의 아름다운 모습과 몸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이 부부의 사랑을 끊어 놓지는 못했습니다.
오히려
가까워지고 의지하며 늘 손을 잡고 다녔습니다.
보지 못해서,
애가 끓어서,
사랑하는 아내를,
남편을 잃을까...
그래서 항상 손을 놓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습니다.
이 부부의 이야기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온 세상에 퍼졌고,
어느 용하고 마음씨 고운 의사가 찾아와 눈을 치료해 주었습니다.
치료하는 동안에도
이 부부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
얼마나 기쁘고 기대가 되었을까요?
아름다운 아내를 다시 볼 수 있는데,
멋진 남편을 다시 볼 수 있는데...
남자가
먼저 눈을 떴습니다.
남자는
제일 먼저 아내를 찾았습니다.
그런데
어디에도 아내는 없었습니다.
옆에 있는 여자는
남자가 사랑했던 아내가 아니라 늙은 할머니 뿐 이었습니다.
여자도
눈을 떴습니다.
둘은
동시에 절규를 했습니다.
"누가
내 아내를 바꿔치기 했는가?"
"내
남편은 어디 갔는가?"
세월이
그들을 바꾸어 놓은 것을.....
그들은
눈이 뜨인 그 날부터 행복했을까요?
행복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글입니다.
이 이야기는
팔만대장경에 숨어있는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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