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돌이나 쇠는 영원한 예술품으로 남지만, 종이는 금방 없어질 수도 있잖아요?˝
˝그렇지도 않아. 닥나무의 질감은 천년을 간다고 했어. 사람도 이 세상을 떠나는데 예술품도 떠날 때는 떠나야지. 닥나무 작품은 태울 수도 있고 물에 넣으면 풀어져 녹아 사라지는 운치가 있지.
인간보다 더 영원히 머물러 있는 것은 늘 무서운 존재란다. 원자소가 우리에게 남기는 공포는 그 얼마나 오랫동안, 몇만 년 동안이나 지구에 남을까? 우리가 쓰고 있는 플라스틱 그릇들은 언제 다 쓰게 될까. 썩는다는 것은 아름다움이야. 다음 사람에게 빈터를 제공한다는 것은 인간의 도리이지…?˝
/김영희(닥종이 인형 작가)의 중에서-시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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