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이 자기는 죽으면 반드시 천국으로 갈 것이라고 믿었다. 그런데 어느 날 죽어 자기가 상상한 곳에 머물고 있었다. 이곳은 상상 이상으로 좋은 궁전 같은 집이 있었고 하인들이 수중을 들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목이 마르면 음료수를 갖다주고 배가 고프면 자기가 먹어본 음식 중에서 제일 맛 좋은 음식을 주곤 해서, 천국에 오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는데 세월이 얼마만큼 흐르자 이런 생활에 싫증을 느끼기 시작하였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하지 않고 호의호식을 한다는 것은 즐거움이 되지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사람은 이승에서는 개인사업과 사회 봉사활동과 기타 사교계에 많은 일을 했기 때문이다.
궁리 끝에 자신은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할 일을 찾지 못하고 의미 없는 시간을 보내며 견딜 수 없는 고통을 느낄 때 하인이 앞에 나타나 정중하게 물었다.
˝많이 불편하신 것 같은데 무엇을 원하십니까? 지금 당신은 배가 고프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고 목도 마르지 않은 상태에서 고통을 느끼고 있는 것 같은데 무엇을 도와 드릴까요?˝
이때 이 사람은 기다렸다는 듯이 이야기했다.
˝나는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여기 가만히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나는 좋은 일이건 궂은일이건 일을 하고 싶다.˝
이때 하인은 대답했다.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 한 일입니다. 당신이 원하는 욕망은 우리가 충족시켜 드리는데 그칠 것입니다.˝
이때 이 사람은 또 묻는다.
˝이곳은 어느 편에 속하는 천국인가?˝
라고
그러자 하인은 대답했다.
˝이곳은 천국이 아니라 지옥입니다. 일하지 않는 곳이나 일을 할 수 없는 곳은 지옥이지요.˝
라고
이 글을 옮기면서 나는 깨달았다. 일하지 않는 곳이나 일을 할 수 없는 곳은 지옥이란 것을.
천국에 머물고 있다는 착각을 했던 이 사람은 일할 수 없는 지옥에 머물고 있었다.
얼마만큼의 인내와 고통이 요구된다 해도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천국에 있는 것이다. /최철상 ‘배꼽’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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