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연가
탓하지 마라.
누구나 길을 가다 보면 잠시 쉴 때도 있고.
오랫동안 쉴 때도 있고. 길 위에서 잠들 때도 있다,
갈래 길에서 길을 잘못 들어.
막다른 길에 닿아서야 되돌아 올 때도 있고.
깊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맬 때도 있다.
소낙비를 만나 갑자기 흠뻑 젖을 때도 있고.
돌멩이에 걸려 넘어져 다칠 때도 있고.
수렁에 빠져 온몸으로 허우적거릴 때도 있고.
불어난 개울물을 건너다가
한참을 떠내려 갈 때도 있다.
때로는 집에 두고 온 것이 못내 아쉬워.
한참을 가던 길을 되짚어
옛집으로 되돌아가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웃지 마라.
우리 모두는 길 위에 서있는 사람,
길을 나선 모든 사람은.
누구나 언젠가는 집으로 돌아가야만 할 사람
집에서 멀어진 사람은.
그 만큼 되돌아와야 할 길도 멀다는 것을.
모든 길은 집으로 향한 길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줄 사람이 바로 그들이기에
되돌아가는 이 보고.
앞선다, 자랑하지 말고
잠든 이 보더라도 게으르다 비웃지 마라.
우리 모두 한 때는
삶에 지쳐 저들처럼 길에서 잠들어 있었기에
그들도 언젠가는 깨어
우리와 함께 집으로 돌아와 편히 쉴 것이기에
친구를 만나 동행할 때도 있고.
강도를 만나 빈 몸으로 가야할 때도 있고.
그 죽일 놈의 사랑 때문에 울면서 길을 갈 때도 있다.
미운 이 때문에 늦어진다, 탓하지 말고.
사랑하는 이 때문에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원망하지 마라.
그들이야말로 한 때 우리를 위해
그토록 먼 길을 아무런 불평 없이 되돌아 가 준
바로 그 사람이었기에.
길 위에서 내가 만난 사람 그들이 바로 길이었기에.
그들이 모두 나였기에
길은 언젠가
길 그 자체가 되고 말 것이기에.
오, 상처받은 영혼들이여.
그 누가 이 슬픔과 고통의 길 위에서
한번쯤 길을 잃고 방황하지 않았으랴.
/옮긴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