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얼굴

시 두레 2018. 3. 29. 0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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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얼굴
                                        
 
붙잡히지 않는
언어의 날개 달고
울면서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빈 방

홀로 깨어
낯을 씻는
밤의 얼굴

늘 본 듯도 하고
낯도 설은 데

나에 취해서
나를 잃어가는 동안

기억 밖에 매 두었던
친구의 얼굴인가

나는 지쳐 있고
너는 살았구나

기다리는 네 손에
내가 주는 건
싸늘한 빈 손 뿐

너는
소리없이 밖에 나가
잃었던 내 심장을 찾아오고

내게 버림받은 이웃의
슬픈 눈길을 불러들이고

재로 식은 내 사랑에
불을 지핀다

갑자기 일어나
신들린 무녀처럼 춤을 추다가

나를 잠재우고 떠나는
웃지 않는 얼굴

이제 
너는 지쳐 있고
내가 살았구나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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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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