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붙잡히지 않는 언어의 날개 달고 울면서 울면서 거리를 헤매다 돌아온 빈 방 홀로 깨어 낯을 씻는 밤의 얼굴 늘 본 듯도 하고 낯도 설은 데 나에 취해서 나를 잃어가는 동안 기억 밖에 매 두었던 친구의 얼굴인가 나는 지쳐 있고 너는 살았구나 기다리는 네 손에 내가 주는 건 싸늘한 빈 손 뿐 너는 소리없이 밖에 나가 잃었던 내 심장을 찾아오고 내게 버림받은 이웃의 슬픈 눈길을 불러들이고 재로 식은 내 사랑에 불을 지핀다 갑자기 일어나 신들린 무녀처럼 춤을 추다가 나를 잠재우고 떠나는 웃지 않는 얼굴 이제 너는 지쳐 있고 내가 살았구나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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