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칩 무렵

시 두레 2017. 3. 4. 04:21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경칩 무렵

비 그치고,

 

밟는 흙이 밥처럼 부드럽다

 

 

속 환히 보이는

 

가난한 터전으로

 

 

저만큼 햇살은 벌써

 

밭고랑을 치고 있다

 

 

지난날 엉킨 덤불도

 

 

풀씨의 울이 되고

 

바람과 살얼음도

 

깍지 풀어 넘는 길에

 

 

떡잎이 기지개를 켜나

 

발바닥이 간지럽다  /백점례

 

 

 

   개구리가 나온다는 경칩. 지금은 우수 즈음부터 개구리가 튀어나온단다. 개울을 깨우던 폴짝임도 경칩의 소관을 넘어서나 보다. 온난화 탓이라지만 절기의 경계가 갈수록 희미해진다. 하긴 채소며 과일의 제철은 물론 사람도 점점 철이 없어지고 있다.

   그래도 '밥처럼 부드럽다'는 흙을 찾아 촉감을 느껴보고 싶은 때다. 우리네 밥을 주는 흙이 얼었던 몸을 풀며 다시 밥 지을 준비를 하는 것. 어느새 도타워진 손길로 '밭고랑을 치고' 다니는 햇살의 크나큰 덕이다. 그런데 '발바닥이 간지럽다', 떡잎들 기지개 짓에 지상의 발바닥마다 옴찔옴찔 봄 간지럼이 지피겠다.

   그 모두 '살얼음도 깍지 풀어' 넘어온 봄의 오랜 소임. 따듯한 햇볕이 바람을 잡고 여는 힘이다. 봄이 왔건만 얼음 더 서걱대는 이즈음 거리에도 볕이 들면 참 좋겠다. 작은 풀씨들도 싹을 내도록 모쪼록 고르게!//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태어난다면  (0) 2017.03.06
山居(산거)산에서 사는데  (0) 2017.03.05
다시 겨울 아침에  (0) 2017.03.02
다시 시작하는 기쁨으로  (0) 2017.03.01
능소화 연가  (0) 2017.02.28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