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 돌은 몇 개만 쌓아도 탑이다 가지 위에 가지 올린 나무도 탑이다 한 발 위에 한 발 올려 산에 오르면 탑이 되는 사람들 몸 위에 몸 하나만 올려도 삼층탑이다 구름 위에 달을 올렸다 해를 올렸다 수금지화목토천해 누가 쌓은 탑일까 꽃잎 위에 꽃잎 올려 탑 쌓기 놀이에 분주한 애기똥풀 형제 나뭇잎 몇 장 띄워 탑 쌓고 골짝을 돌아 탑돌이 나선 냇물 서로를 무등 태운 몸 낮춘 샛강 일파만파가, 모두 기단석이다 /권기만 유심히 살펴보면 모든 것은 여러 층으로 쌓아 올린 탑이다. 무너지지 않게 균형을 잡아 공을 들여 쌓아 올린 탑이다. 나무도 풀도 냇물도 사람도 탑이다. 기초로 놓은 밑돌이 있고, 그 위에 올린 돌이 있어 탑이 완성된다. 완성된 하나의 탑은 우리에게 관계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하나의 물결이 연속적으로 많은 물결을 일으키듯이 탑의 한 층은 다른 한 층과 서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긴밀하게 의지한다. 이 우주 생명 세계도 하나의 탑이다. 생명이 다른 생명을 모시고, 보호하고, 돕고, 무등 태워 쌓아 올린 어마어마하고 신비롭고 아름다운 탑이다.// 문태준 시인 /조선일보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