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부터 파타야 북쪽 바다에 건설중인 목조건축물 진리의 성전은 ‘나무궁전’이라고도 불리운다. 높이 105m, 넓이 사방 100m, 건물을 떠받들고 있는 기둥만 170개 이상, 건물의 총 무게는 1만톤, 오직 나무로만 만들어진 건물. 29년째 공사중이지만 앞으로 영원히 공사해야 할 곳. 왜 바닷가에, 그것도 부식되기 쉬운 나무로 이런 무모한 작업을 시작했을까는 종교와 신앙에 대한 이해 없이는 쉽게 답할 수 없을 것이다.
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불교사원과는 다른 이 곳은 하나의 예술작품이자 한 개인의 종교관을 반영한 개인성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곳이다. 진리의 성전은 렉 위리야판(Lek Viriyaphan.쿤렉)이라는 이름의 사업가의 개인적인 노력과 투자에 의해 만들어지게 되었다. 그는 태국과 아시아의 가치들이 서양의 그것에 의해 영향받고 바뀌는 것을 보고 더 늦기 전에 아시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보자고 결심했고 진리의 성전이 바로 그것이다.
그는 고대도시 무앙보란과 2003년 12월 문을 연 코끼리 박물관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이 사원은 1981년 첫공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도 공사중이며 현재 90% 정도의 공정을 마쳤다고 한다. 하지만, 이 공사에 완공은 의미가 없어보인다. 나무는 바닷바람에 의해 끊임없이 부식하고 있으며 진리의 성전 안에서 생활하는 200여명의 인부들은 이 끝도 없는 공사에 청춘을 바치고 있다. 몇해전 쿤렉은 공사의 끝을 보지 못하고 사망했고 지금은 아들인 쿤위짠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진리의 성전은 모두 3개의 출입문을 통해 성전의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3개의 문은 모두 각기 태국, 중국, 힌두, 크메르 양식으로 지어진 것이다. 크메르관, 힌두관, 태국관, 중국 대승불교관으로 불리우는 건물들은 각각의 종교관과 건축양식을 반영하고 있고, 동양의 대표적 네 종교는 건물 가운데 돔에서 하나로 만난다. 종교는 물론 물, 물, 바람, 흙 세계를 이루는 4요소를 나타내기도 하는 이 네 건물이 한 곳에서 만나는 것은 동양적 가치관과 종교간의 화합, 나아가 인류의 화합을 나타낸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사실이다.
종교에 특별히 관심이 없다고 할지라도 진리의 성전을 방문할 가치는 충분히 있어 보인다. 동양인의 피에 거부할 수 없이 흐르고 있는 동양철학을 표현해 놓은 이 건축물 앞에 서면 그 규모에서 한 번 놀라고, 한 개인이 가진 신념 앞에서 다시 한 번 놀라게 된다.
100년 이상된 티크, 마호가니, 나왕 등의 원목을 조각해 이어붙인 건축물은 바닷바람에 의해 끊임없이 색깔이 변하고 부식된다. 한쪽이 완성되면 한쪽은 ?어가고 건축과 보수가 동시에 이루어진다. 이 무모한 작업은 종교적 신념 없이는 불가능한 작업이다. 돈을 받고 일한다고는 하지만 7,000바트 정도의 월급(숙련공의 경우)으로는 그 안에서 결혼을 하고 자식을 낳고 가족을 이루며 늙어가는 인부들의 인생을 설명하기 어렵다.
종교적 이해를 바탕으로 하지 않더라도 세월에 따라 변해가는 나무에서 느껴지는 냄새와 은은한 색감, 바닷바람과 만나 오묘한 분위기를 내는 시원한 공간은 서양의 거대한 건축물에서는 느낄 수 없는 동양의 신비를 느낄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인부들이 일하고 있는 조각하는 곳에서는 관광객들도 직접 연장을 가지고 나무조각을 해 볼 수 있는데 자신이 조각한 일부가 성전의 한 부분을 이룬다고 생각하면 영광스런 기분마저 든다. 이 곳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 얼마만큼의 대작업인지 알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