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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방울은 창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다 모조리 씻겨 내려가고 없는 밤 천리 만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도종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