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은 창에 와 흐득이고
마음은 찬 허공에 흐득인다
바위 벼랑에 숨어서 젖은 몸으로
홀로 앓는 물새마냥 이레가 멀다하고
잔병으로 눕는 날이 잦아진다.
별마다 모조리 씻겨 내려가고 없는 밤
천리 만길 먼 길에 있다가
한 뼘 가까이 내려오기도 하는
저승을 빗발이 가득 메운다.
/도종환
많은 이가 아쉬운 삶을 살아갑니다. 한을 품고 살아갑니다.
뉘라서 남의 삶을 저울 질 할 수 있겠습니까. 만, 이들에게도 거친 숨결이 감미로운 향기로, 눈가에 어린 물기가 세상을 굴절시켰던, 한 때가 있었을 것입니다.
삶의 진수인 고통이야말로 본연의 내 모습이니 참아 안고 살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