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무(李德懋·1741~1793)가 '선귤당농소(蟬橘堂濃笑)'에서 말했다.
"옛날과 지금은 큰 순식간이요,순식간은 작은 옛날과 지금이다. 순식간이 쌓여서 문득 고금이 된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수없이 서로 갈마들어 끊임없이 새것이 생겨난다. 이 속에서 나서 이 속에서 늙으니, 군자는 이 사흘에 마음을 쏟는다(生於此中, 老於此中, 故君子着念此三日)." 어제가 아마득한 옛날 같고, 천년 세월도 눈 깜짝할 사이다. 시간은 상대적이니 길이를 따질 게 못 된다. 어제는 잘살았는가? 오늘은 잘살고 있는가? 내일은 어떤 마음으로 맞을까? 군자는 다만 이 사흘을 마음에 두고 매일매일에 충실할 뿐이다. 사람들은 옛일을 잊지 못해 마음을 썩이고, 앞일을 걱정하느라 오늘을 허비한다. 오늘 없는 어제는 후회요, 오늘 없는 내일은 근심일 뿐이다. 사람은 누구나 이 '사흘' 관리를 잘 해야 한다.
이용휴(李用休·1708~1782)는 '당일헌기(當日軒記)'에서 이렇게 주장한다.
"사람들이 오늘이 있음을 알지 못하게 되면서 세상 일이 어긋나게 되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다. 할 일이 있다면 다만 오늘이 있을 뿐이다. 이미 지나간 것은 되돌릴 방법이 없다. 아직 오지 않은 것은 비록 3만6000날이 잇따라 온대도 그날에는 각기 그날 마땅히 해야 할 일이 있으니, 실로 이튿날까지 미칠 여력이 없다. 참 이상하다. 한가할 '한(閒)'이란 글자는 경전에도 안 나오고, 성인께서도 말씀하신 적이 없다. 그런데도 이 말에 기대 날을 허비하는 자가 있다." 어제도 내일도 없다. 오직 오늘이 있을 뿐이다. 지금을 놓친 채 과거에 살고, 지금을 버려두고 미래를 꿈꾸니, 삶은 나날이 공허해지고 마음 밭은 갈수록 황폐해진다. 오늘이 없으면 어제가 슬퍼지고, 내일이 텅 빈다. 사흘까지 신경 쓸 것 없이 오늘이 문제다.
사람들은 육신의 병만 대단하게 여겨 조금 아파도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는다. 하지만 오늘을 놓치고, 사흘을 외면하는 사이에 깊이 든 마음의 병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그러다가 문제가 생기면 세상을 원망하거나 회한에 잠겨 돌이킬 수 없는 길을 간다. 안타깝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