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력(略曆)

시 두레 2014. 12. 1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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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略曆)
                                        
그리움으로 피었다 지는 꽃 
살아온 흔적 중에 
빛나는 일만 적으라 하네 

높은 지위 
남에게 자랑하여 고개 숙일만한 일들을 
요약해서 적는 것이 약력이라네 

나이 들면서 자꾸 뒤쪽을 바라보는 것은 
덧셈보다 뺄셈에 능숙해지는 
바람을 닮아가기 때문이라네 

바람이라고 적을 수는 없네 
떠돌이였다고 말할 수는 없네 

태어난 그날부터 지금까지 
먼지처럼 쌓였다 사라져버린 
그 수많은 날들을
나는 축약할 수가 없다 

기억나지는 않으나 
밥 먹고 잠들었던 
잠들었다 부시시 깨어나던 
동물의 날들을 
나는 버릴 수가 없다 

나는 
약력을 쓰네
 
꿈이 꿈인 줄 모르고 
꿈속을 헤매다가 
꿈속에서 죽어서도 
죽은 것인지조차 모르는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줄여서 
약력을 쓰네 

/나호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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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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