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

시 두레 2014. 10. 23. 05:26


글 찾기( 아래 목록 크릭 또는 왼쪽 분류목록 클릭)

외통궤적 외통인생 외통넋두리 외통프리즘 외통묵상 외통나들이 외통논어
외통인생론노트 외통역인생론 시두례 글두레 고사성어 탈무드 질병과 건강
생로병사비밀 회화그림 사진그래픽 조각조형 음악소리 자연경관 자연현상
영상종합 마술요술 연예체육 사적跡蹟迹 일반자료 생활 컴퓨터

 

 열쇠

             자주 엉뚱한 곳에 꽂혀 있다

             달력도 친구도 가구도
             수평선도 라일락나무도 심장도
             뱃고동 소리도 발소리도 저주도
             언제나 제 집에 딱 꽂히지 않는다

             바늘이 무던함을 배워 열쇠가 되었다는데

             미간을 사용하지 말자

             구름을 사용하자
             나뭇잎을 사용하자
             귓바퀴를 사용하자
  /김경미

 

   조금의 빈틈도 없이 맞닿거나 들어맞기는 참 어렵다. 열쇠의 쓸모는 자물쇠를 잠그고 여는 데에 있다. 그러나 자물쇠 구멍에 딱 맞는, 아주 매끄럽게 돌아가며 자물쇠를 풀어놓는 열쇠를 제때 갖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우리는 또 얼마나 자주 열쇠를 잃어버리고 말던가. 그러면 우리는 또 얼마나 열쇠를 찾아 헤매던가.
   시인 쉼보르스카가 시에서 쓴 것처럼 하나의 자물쇠에는 하나의 자물쇠가 필요하다. 다른 열쇠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다. 쇠붙이에 불과하다. 당신과 나, 우리 서로에게도 그렇다. 사랑이라는 세계에서도 그렇다. 서로에게 찡그리는 미간을 열쇠로 사용하지 말자. 구름과 같이 가볍고 환한, 나뭇잎과 같이 조그마하고 여린, 귓바퀴와 같이 순하고 둥근 것을 열쇠로 사용하자. 그리고 열쇠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놓아두자.        /문태준;시인/조선일보

'시 두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0) 2014.10.25
단풍 드는날  (0) 2014.10.24
분홍 지우개  (0) 2014.10.22
강가에서  (0) 2014.10.20
감국향기  (0) 2014.10.19
Posted by 외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