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을 지나며

시 두레 2013. 10. 20. 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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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을 지나며

 

            살아가며 꼭 한 번은 만나고 싶은 사람

            우연히 정말 우연히 만날 수 있다면

            가을날 우체국 근처 그쯤이면 좋겠다.

 

            누군가를 그리워하기엔 우체국 앞만 한 곳 없다

            우체통이 보이면 그냥 소식 궁금하고

            써 놓은 편지 없어도 우표를 사고 싶다

 

            그대가 그립다고, 그립다고, 그립다고

            우체통 앞에 서서 부르고 또 부르면

            그 사람 사는 곳까지 전해질 것만 같고

 

            길 건너 빌딩 앞 플라타너스 이파리는

            언젠가 내게로 왔던 해묵은 엽서 한 장

            그 사연 먼 길 돌아와 발끝에 버석거린다.

 

            물 다 든 가로수 이파리처럼 나 세상에 붙어

            잔바람에 간당대며 매달려 있지만

           그래도 그리움 없이야 어이 살 수 있으랴. /문무학

   

    '가을엔 편지를 하겠어요' 뇌면 '그리운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계절. 우체국 근처에 가면 편지와 그리운 사람이 절로 떠오른다. '그냥 우표를 사고' 싶어진다. 그렇게 그리던 사람을 '가을날 우체국 근처서' 만난다면 숱한 헤맴과 기다림이 무에 아까우랴. 단풍 곱던 플라타너스 이파리가 발끝에 와 버석거리면 그 길을 오가던 옛사랑과 마주칠 것만 같다. 다시 서로 먼 길 떠난대도 이승의 길목에서 그리운 사람을 다만 한 번이라도 만나면 오죽 좋으랴, 이 가을날! /정수자 시조시인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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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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