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들었으면 좋겠다.
차라리 귀먹고 싶다.
완치율 일 할 割.
조카가 전해주는 말
돌려보내고 싶은 말.
난 아내게 말 못 해
아니, 줄곧 안 할래
조카인들 싶었을까?
아니다.
그 병원의 기록이라
전해 받으니 어쩌랴.
그는 삼킬 수 없었다.
나는 입을 꼭 다물고
조카는 모른 체 하고
아내, 아니길 바라고
그리 하루 십 년같이.
아내 살수만 있다면
난 말 잊어버리겠다.
그러나 바랄 수 없는
나, 고개 저어 깨어나
깊은 구렁에 빠지네.
생살여탈권 의사에
수술 결행권 아내에
외로움은 다 아내 몫.
내 가는 길 늘 고독
티끌 보탬도 못하여
얼굴 창밖에 돌리네.
힘없는 나, 어찌할까.
힘으로도 못 고치고
돈으로도 못 살리는.
불치병 4기 위장 암
지성이면 감천인데
하늘에만 우러르리.
내 몸이 그 지경이면
난 의술을 거부할 것.
나의 사랑 아내여도
몸만은 제 것이기에
맺힌 길을 홀로 뚫네.
칠흑 같은 한낮이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