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수의 잠자리는 목적 없이 날고 있을 것 같은 데도 결코 서로 충돌하여 떨어지는 놈을 보지 못했다.
놈들은 엷고 가벼운 날개를 달고서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서로 부닥치기만 해도 으스러질 것 같은 날개를 달고서도 신기하게, 한 뼘 사이를 잽싸게 뚫고 다니며 삶을 노래하며 춤을 춘다.
저것들은 들어갈 집도 앞앞이 없고 간섭할 대상도 없으면서 무엇 때문에 죽지를 다하도록 날다가 아무 데나 않아서 이토록 깊은 늪을 허우적거리는 나를 보고 조소하듯 졸고 있는가?
난 삶의 의미를 잠시 생각해 본다./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