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에는 풀잎도 떨고 있습니다.
끝내 말없이 돌아가야 할 시간이 왔기 때문입니다.
바람은 텅 빈 들에서 붉은 휘파람을 불며 떠나는 연습을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가을을 좋아합니다.
누군가 따뜻한 손을 잡아줄 사람을 만날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을이 왔습니다.
시원해진 바람도 좋고, 길가 코스모스도 좋고, 토실하게 영근 밤톨도 좋고. 다 좋습니다.
그러나 가을이 더 좋은 것은 긴 소매 옷 안에 깃드는 따뜻함 때문입니다.
따뜻한 손이
더욱 그리워지기 때문입니다.
/ todn8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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