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묻고 싶은 게 있었어요. 등대지기는 울지 않는다...정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세요?“
”물끄러미 등탑을 바라보다 까닭 없이 세 번쯤 통곡하고 나서야 진짜 등대지기가 되는 거야.˝
희망도 계획도 없이 아무렇게나 살다 아무 곳에나 쓰러져 죽어가길 원했던 사내가 있었다. 그 사내를 기꺼이 받아준 등대였다.
가족도 사랑했던 사람에게서도 버림받은 외로운 영혼, 그 영혼을 두 팔 벌려 감싼 등대였다. 사내는 그게 눈물겹도록 고마웠다.
8년이었다. 비바람과 폭풍우, 뙤약볕과 혹한 속을 함께 달려온 세월이었다. 그 세월 동안 등대는 사내에게 벗이었고 연인이었다. 하지만 떠나야 한단다.
등대지기를 떠나보낸 등대. 등대지기의 숨결이, 육체가, 영혼이 담기지 못한 등대는 온전한 모습일 수 있을까?
/조창인 ´등대지기´ 중에서-시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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