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소 농사를 지으면서 농민 생활의 모습과 주변의 자연풍경을 그렸던 밀레.
어딘지 모르게 풍기는 종교적 정감이 감도는 서정성으로 해서 그는 오늘날까지 유럽회화 사상 가장 유명한 화가의 한 사람으로 추앙받고 있다.
그러나 ˝이삭줍기˝ 나 ˝만종˝ 같은 걸작을 남긴 유명한 화가이면서도 그의 젊은 시절은 몹시 가난했다. 맨흙 바닥의 좁은 화실에는 겨울에도 온기 한 점이 없었고, 부인과 어린 자식들은 늘 배고픔과 추위에 떨어야 했다.
그림이 통 팔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루는 친구이자 작가인 루소가 가난한 이 그림쟁이를 찾아왔다. 손발이 시리도록 냉랭한 화실 안을 둘러보던 루소가 어떤 그림 앞에 다가서며 말했다.
˝정말 걸작이로군. 내 친구 하나가 그림을 꼭 한 장 갖고 싶어 하는데, 이것을 그에게 줄 수 없겠나?˝
그 그림은 밀레가 이제 막 그리기를 마친
˝접목하는 사나이˝
라는 그림이었다.
밀레는 절친한 친구의 이 부탁을 쾌히 승낙하고 그림을 내주었다.
˝고맙네. 그런데 이건 그 친구가 내게 그림을 사달라고 맡긴 돈이라네. 부족하더라도 날 봐서 그냥 받아 주었으면 좋겠네.
˝
루소가 봉투 하나를 내밀자 밀레는 뒤통수를 긁적이며 마지 못한 듯이 그것을 받아 넣었다.
친구가 돌아간 후 밀레는 부인과 아이들을 부른 가운데 봉투를 뜯었다. 놀랍게도 거기에는 5백 프랑이라는 거금의 돈이 담겨있었다.
몇 년 뒤, 루소의 집을 방문한 밀레는 이야기 도중 응접실 벽에 걸린 그림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접목하는 사나이˝ 라는 그림이 아닌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가난한 벗을 도운 루소의 우정에 밀레는 그만 눈시울을 붉히고 말았다./ 좋은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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