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기다림을 가지고도
견뎌야만 하는 것은,
서글픈 그리움을 가지고도
살아야만 하는 것은,
소망 때문이요
소망을 위해서이다.
그대 사랑하고부터
가지는 게 없는 나 자신을
그토록 미워하며 보냈던 많은 날,
가을 하늘에 날리는 낙엽처럼.
내겐 참 많은 어둠이 있었지만,
그래도, 그래도,
내가 여전히 나로 남아야 함은,
아직도 널 사랑하기 때문이요,
내가 널 잊어버릴 수 있는 계절을
아직 만나지 못한 까닭이요,
그리고
뒤돌아설 수 있는 뒷모습을
아직 준비하지 못한 까닭이다.
/김기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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