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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넋두리 2019. 8. 18.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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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혜화동에서 당신이 생명처럼 아끼던 카본을 가져갔소. 챙기면서 당신의 숨결을 느꼈고 또 눈물깨나 흘렸지요. 화상으로 검께 글은 당신 등에 바르던 봐세링’, 짧고 짧은 카본’, 짝지어 보관하던 테이프, 모두 가슴 두근거리는 물건들이였소.

온갖 시도에도 불구하고 점점 깊어가는 병세에 실망하는 당신의 처절한 몸부림, 생각하며 나는 지금 자지러지고 있소. 어찌 이런 일이 당신에게 있어야 한단 말이요. 얼마나 야속하고 외로웠을까? 생각하니 미칠 것 같구려. 내가 아플 수 있다면 기꺼이 대신 아프고 싶은 솔직한 심경이었어요.

요새 묵주기도는 당신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느껴 보려고 묵주 알을 있는 힘을 다하여 누르며 움켜쥐고 있어요. 고통이 뼈에 와 닿도록 눌러서 손끝에 굳은살이 박일 형편이 되었소. 허나 당신의 아픔을 진실로 느껴 보지 못하는 내가 더욱 밉기만 하구려.

혜화동에서 주는 카본, 당신의 분신인 카본값을 내가 잘 쓰겠소. 당신 앞에 놓았으니 세어보구려. 나는 얼마를 받아야 될지 모르겠소. 아무튼 착잡하고 외로워 울며불며 또 울고, 하루 종일 울먹이고 있소.

여보. 왜 먼저 갔소. 숨이라도 쉬고만 있어도 좋으련만, 당신의 빈자리가 너무 허전해요./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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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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