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어떤 일을 할까? 내 인생을 어떻게 살까?
고민하면서 세상의 모든 문제를 혼자 끌어안고
절망과 희망사이어서 괴로워한 적이 있지요.
마음의 이상과 눈앞의 현실 사이에서 어느 쪽을 택할까?
망설이다가 결국 현실로 돌아서는 내 모습을 보면서
실망한 적이 있지요.
내가 잘못한 것 같아 당장 사과 전화를 하고 싶지만
자존심도 상하고 마음이 정리되지 않아 전화기를
들었다가 놓았다가 하다가 끝내 전하지 못한
부끄러움이 마음에 많이 쌓였지요.
잠자리에 들면서 바로 이거야 싶은 기막힌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지만, 다음 날 아침이 되면 그것이
너무나 가벼워 다시 무거운 현실의 짐을
지고 집을 나선 적이 있지요.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 고백이 그 사람의
아픔이 아니라 내 아픔이 될까 염려되어 아무
말도 못 하고 돌아서면서, 사랑하면서도
어쩌지 못하는 나의 이기심에 몸서리친 적이 있지요.
내 주변의 모든 사람을 아끼고 사랑하며 좋은 점만을
보자고 다짐하지만, 어느새 그 사람은. 하고
소곤대는 저 자신에 실망한 적이 있지요.
누군가를 믿고 가까이 다가가고 싶지만 한 발짝
내디딜 적마다 의심이 생겨, 나중엔 아무도 믿지
못하는 게 아닐까? 의심한 적이 있지요.
아무리 아름다워도 흔들리지 않는 꽃은 없고, 아무리
반짝여도 어둠에 갇히지 않는 별은 없습니다.
우리가 흔들리는 것은 꽃을 피우기 위함이고
우리가 어두운 것은 반짝이기 위함입니다.
/정용철 <마음이 쉬는 의자> 중에서
-http://www.gudosesang.com-김용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