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는 설명을 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것입니다.
사람이 참으로 묘한 것은 같은 말을 하는데도 듣는 사람의 마음이 상하지 않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듣는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내용의 말을 하는데도 어떤 사람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듣는 사람의 마음을 화나게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사실 사람은 매일 사람을 만나고 사람을 만나면 말로 대화를 하며 생활 자체가 말로 이루어지지만 정작 말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에 별생각 없이 함부로 사용합니다.
그렇다면 말의 가치와 중요성을 같이 살펴볼까요? 말의 본질은 생명이며, 그래서 말에는 능력이 있습니다. 칭찬하면 칭찬하는 사람도 즐겁고 칭찬을 받는 사람도 즐겁습니다. 욕을 하면 욕하는 사람도 기분이 나쁘고 욕을 듣는 사람도 기분이 나빠집니다.
좋은 말을 하면 말하는 사람도 기분이 좋고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습니다. 그러나 나쁜 말을 하면 말하는 사람도 기분이 나쁘고 듣는 사람도 기분이 상합니다.
사람의 말은 살아서 능력이 있습니다. 사람이 별 의식 없이 하는 말도 살아서 듣는 사람을 반응하게 합니다. 그래서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고 욕을 들으면 기분이 상하고 나빠집니다. 사람이 칭찬을 들으면 기쁘고 욕을 들으면 불쾌한 것은 말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일 말에 능력이 없다면 칭찬을 들어도 기쁘지 않아야 하며 욕을 들어도 화가 나지 않아야 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축복해주면 좋아하지만 저주하면 싫어합니다. 만일 당신이 누군가를 축복하면 축복이 임하고 저주하면 저주가 임합니다. 그래서 사람은 축복받기를 원하며 저주를 싫어합니다. 말에 능력이 없다면 축복하거나 저주하거나 반응이 없어야 합니다. 축복하면 기뻐하고 저주하면 화를 내는 것은 말에 능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말이어도 사람을 살리는 말이 있고 사람을 죽이는 말이 있습니다. 같은 말이어도 사람을 생명으로 이끄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람을 죽음으로 이끄는 사람도 있습니다. 말 한마디로 울컥해 사람을 죽이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은 말로서 상대편을 화나게 한 때문입니다. 그렇게 사람은 같은 입으로 어떤 사람은 칭찬의 말을 하고 어떤 사람은 욕을 합니다. 같은 입을 가지고서도 어떤 사람은 축복의 말을 하고 어떤 사람은 저주의 말을 합니다.
하지만 보다 더 재미있는 것은 모르는 사람이나 남에게는 조심하며 친절하고 부드러운 말을 하는 사람들이 가까운 가족 중에서도 아내와 남편에게는 말을 조심하지 않고 함부로 하며 툭하면 화를 내고 욕을 하며 심지어는 저주의 말까지도 서슴지 않습니다. 그러니 세상에서 가장 가까우며 평생을 함께 살아가야 할 부부 사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기는커녕 말 한마디로 원수가 되고 심지어는 남남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말의 가치와 중요성을 의식하지 못한 채 오늘도 말을 함부로 하지는 않았는지요? 그것도 가장 가까운 아내와 남편에게, 살리는 말이 아닌 죽이는 말을 함으로, 아내 남편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욕을 해 아내와 남편을 화나게 하지 않았으며 심지어는 아내와 남편을 저주하여 평생을 더불어 해로해야 할 아내와 남편을 원수로 만들고 심하면 남남으로 돌아서게 하지는 않았는지, 좋은 입을 가지고 좋은 말을 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을 왜 좋은 말을 하라고 주어진 입을 가지고 욕과 저주의 말을 하는지, 수시로 입을 단속하고 점검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당신은 말 한마디로 천 냥 빚을 갚습니까?
/세상사리-길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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