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어와 술꾼들

일반자료 2023. 6. 20.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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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와 술꾼들의 우화

신사들이 모두 자리를 잡고 앉았을 때 그녀가 들어왔다 완전한 나체로.

그들은 술을 들고 먹다가 그녀에게 침을 뱉기 시작했다.

강에서 갓 올라온 그녀는 무슨 영문인지 알 수 없었다.

그녀는 길을 잃은 인어였다.

모욕이 그녀의 매끈한 살결 위에서 넘실거렸다.

음란한 짓거리. 거, 그녀의 황금 젖가슴을 덮었다.

그녀는 울지 않았다. 울 줄 몰랐기에.

옷을 입지도 않았다. 옷을 입을 줄 몰랐기에.

그들은 담배꽁초와 타다 남은 코르크 마개로

그녀를 지져댔다.

그리고는 술집의 마룻바닥이 꺼질 때까지

깔깔 웃어젖히며 뒹굴었다.

그녀는 말할 줄 몰랐기에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의 두 눈은 멀고도 먼 사랑의 빛깔이었고

그녀의 두 팔은 잘 어울리는 한 쌍의 황 복이었고

그녀의 입술은 산홋빛 속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갑자기 그녀가 문밖으로 뛰쳐나갔다.

강으로 들어가자마자 그녀는 청결해졌는데

빗속의 하얀 돌처럼 다시 반짝이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헤엄쳐갔다.

무(無)속으로 죽음 속으로 헤엄쳐갔다.

내가 길을 잃은 인어이기에
상처가 남아 있는 것이기를
언젠가 다시 강으로 들어가
길 잃어 헤매는 인어가 되지 않기를.
나의 빛을 찾아 반짝이기를.

/네루다-문학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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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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