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이 높은 정상에 이르기 위해서는 가을의 풀벌레들처럼 밤에도 쉬지 않고 울어야만 한다.
편히 잠든 사람들의 코 고는 소리나 잔칫날에만 부르는 그런 노래여서는 안 된다.
섬세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내려면 우선 제 몸을 길섶에 가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별이 사라진 하늘에서도 그 빛의 흔적을 볼 줄 알고 단풍 든 이파리에서도 연둣빛 바람 소리를 느낄 줄 아는 감성의 더듬이가 있어야만 한다.
/이어령 <말> 중에서 -
추 신
무더운 여름은 빗속에 잠시 자취를 감추고, 어느새 가을이라는 계절이 가끔 문안하려 나타납니다. 땀 흘릴 계절에 땀이 부족했다면 돌아오는 이 가을엔 풀벌레들처럼 밤에도 쉬지 않고 우는 성실하심을 두심이 어떡하련 지요. 풀섶에 가릴 줄 아는 절제와 여름이 가져다준 감사와 교훈을 잊지 않는다면 당신은 분명 정상에 오르는 사람 될 것입니다./-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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