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의 발은 험한 산길을 걸어 다니느라 가시에 찔리고, 돌멩이에 부딪혀 성한 날이 없었다. 여우는 어느 날 인간들이 도로 포장하는 것을 숨어서 보았다.
돌자갈 길 위에 아스팔트를 입히자 감쪽같이 반들거리는 길이 되지 않은가.
여우는 ´옳거니´하고서, 저도 원대한 계획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그것은 토끼를 잡아서 토끼의 껍질로 자기가 다니는 산길을 덮는 일이었다.
그날도 여우는 토끼를 잡았다.
˝미안하지만 어르신이 이 산중 길을 편히 걸어 다니기 위해서는
너희가 희생할 수밖에 없구나.˝
그러자 토끼가 말했다.
˝아니, 어르신. 이 산중 토끼를 다 잡아도, 토끼 가죽 길을 만들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나 제 꼬리를 잘라서 가죽신을 만들어 어르신의 발에 신으신다면, 산중길이 토끼 가죽 길이나 다름없을 텐데, 왜 그런 어리석은 짓을 하십니까.˝
당신도 혹시, 세상을 당신 마음에 들게끔 하느라 세월을 보내고 있지는 않은지?
세상만사를 바꾸기보다 당신 마음 하나만 바꾸면 될 것을./시 마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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