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꽃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따금 다희와 창우도 와서 내 곁에 쭈그리고 앉고 인수도 와서 이 꽃 저 꽃을 물어본다.
창우와 다희와 내가 나란히 앉아서 보는 꽃은 더없이 예쁘다. 이렇게 앉아 이 들풀 속의 꽃들을 보고 있으면, 나는 늘 내 삶에 여한이 없다.
이 아이들과 내 시와 그리고 이 들꽃들 이외에 그 무엇을, 그 어떤 것을 더 욕심내고 바란단 말인가.
사람들은 그 얼마나 부질없는 짓들로 날을 지새 우고, 헛수고로 세상을 어지럽히고 세월을 허비하는가.
너의 지금 그 생각도 부질없다고, 아니라고, 그게 아니라고 개망초 해사한 꽃송이들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바람이 저만큼 또 가서 다른 꽃을 흔든다. /김용택 -촌아 울지마 -
가만가만 바라다보면 소담 느껴지는 것들. 쉽게 말하여지지 않는 것들의 이야기들이 많이 있습니다.
가만가만 들여다보면 더욱 기분 좋아지는 것들이란, 무엇이 있을까요.
언제나 푸르름을 선사하는 자연들, 들풀, 들꽃, 나무들, 강, 그리고 그 자연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행동과 표정과 말들이 그러합니다.
그저 바라만 보아도 기분 좋은 그것 중엔, 꾹꾹 힘껏 밟아 빨아 널은 이불 빨래를 쳐다보는 것도 그러하지요.
옥상에서 너울대던 이불 빨래며, 옷가지들의 흔들거림 또한 기분 좋아지는 모습입니다.
그 빨래들 사이로 스며드는 반짝반짝하는 햇살 또한 그러하지요.
문득 건너다본 앞산 아카시아 숲을 그저 바라다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러움이 온몸으로 흠씬 젖어 들어감을 느끼게 되곤 하지요.
아직 향은 느껴지지 않지만, 곧, 아카시아 향이 곳곳에 스며들겠구나, 하는 예감, 그 확실한 예감, 그 느낌들이 참말 좋았더랍니다.
오늘도 가만가만히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것들을 천천히 지켜보아야겠지요.
곳곳에서 소음과 다소 과격한 언사가 난무할지라도, 주위에 개망초는 없을지언정, 묵묵히, 그렇게요. /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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