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는 그 날까지, 한 사람만을 묻고 갈 줄 알았습니다. 가끔은 친구처럼 편한 사람이 내 곁에 머물길 바라기도 했습니다.
그것을 사랑이라 생각하진 않습니다.
뒤돌아서면 눈물짓게 하는, 늘 가슴 한곳 어딘가가 텅 비어 있는 듯한 쓸쓸함은…. 오직 한 사람뿐이었으니까요. 그리고 느낍니다. 나를 버린 사람보다…. 내가 버린 사람을 더 잊지 못한다는 것을…. 아마도 조금의 미련이 남아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버려진 건 아니라는….
그래서 아직도 나를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참 바보 같은 생각이죠….
그 사람은 버려진 사람인 것을….
그래서 쉽게 나를 잊을 거라는 생각은 왜 못한 것인지….
지금까지 내가 붙잡고 있었던 건 그저 내 속에 머문 나만의 사랑일지도 모른다는 것을….
이제 그 사랑이 지쳐가는가 봅니다.
내 맘속에 작은 허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두렵기조차 한 사랑의 싹이 피어나는가 봅니다. 아니라고 외치면서도 또 다른 사랑을 채워 넣고 있는 나를 느낍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을 지워가는 것인지. 참 오랜 시간 동안을 한 사람으로 인해 아파했고 지금도 그런 줄 알고 있었는데…. 아픔이 아닌 행복의 미소로 언제나 내 곁에 머물러 줄 것만 같은 한 사람에게 다가가고 싶어집니다.
화사한 계절의 눈부심마저도 외면해야 하는…. 내 모습이 싫어집니다. 눈이 부시게 아름다운 날에는 세상에 뿌려진 꽃잎의 향기만큼이나 아름답고 짙은 향내 온몸으로 끌어안고 싶고 낙엽 지는 가을의 끝에 서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기보다 그 낙엽 밟으며 바스락거리는 소리에도 행복해하며 웃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이하고 싶은데….
겨울날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그 차가움에 온몸과 마음조차 얼어붙어 눈물로 지새우는 일 이제는…. 이제는…. 다 잊고 싶어집니다.
내 맘속에 행복한 기억만을 간직하고 싶다는 철없는 욕심을 내어보고 있습니다. 이성적으로 되고 싶지 않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그저 마음이 가는 데로 나를 맡겨보고도 싶습니다.
그 사랑 또한 아픔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알면서도 말입니다. / 좋은 생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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