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듭나겠다는 것은 죽음을 딛고 서겠다는 것입니다.
거듭나겠다는 것은 내 살을 깎아내며 피를 흘리겠다는 것입니다.
내 안과 내 밖의 거짓된 것들과 싸우겠다는 것입니다.
옳지 않은 것들과 싸우겠다는 것입니다.
정의와 진실의 편에 서는 붓 되겠다는 것입니다.
누가 울리는 우리의 북소리를 가로막겠습니까?
무엇이 우리의 솟음치는 목소리를 가리고 있습니까?
우리가 살아서 여럿을 살리고 여럿이 모여서 사람답게 살 세상 만들어 가야 할 역사의 이 새벽에 우리는 얼마를 더 주저하고 얼마를 더 망설이며 발 굴러야 합니까?
얼마나 더 부끄러워하고 있어야 합니까?
얼마나 더 거짓되기 눈가리고 있어야 합니까?
우리 거듭나야 합니다.
우리 모두 낡고 오래된 껍질을 벗고 피 흘리며 우리의 속에서 새로이 태어나야 합니다. /도종환『울타리 꽃』 (미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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