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공책

일반자료 2023. 2. 26.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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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공책

풀턴은 열아홉 살이었을 때 아버지를 잃었다. 아버지가 살아계셨을 때 폴턴은 신문이나 잡지에 글을 기고하던 아버지의 일을 자주 도와드리곤 했다. 아버지가 쓴 글을 타자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료정리, 청소까지 도맡아 하였다. 그렇게 자주 아버지의 서재를 들락거리다 보니 어디에 어떤 책이 꽂혀 있는가부터 아버지의 개인 노트의 위치까지 정확히 알게 돼 있다. 아버지는 밤늦게까지 책상에 앉아 있곤 했다. 유일하게 밤에만큼은 풀턴이 서재에 들어가지 못하는 때였다. 풀턴은 가끔 새벽까지 환히 밝혀져 있는 서재를 보며 도대체 아버지가 무얼 하고 계시는지 궁금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풀턴은 아버지의 서재를 둘러보았다. 풀턴은 반듯하게 정리된 책상에 앉아 깊은 생각에 빠졌다. ‘아버지는 이 책상에 앉아 어떤 생각을 하셨을까.’ 풀턴은 책상 서랍을 열어보았다. 그런데 서랍 깊숙한 곳에는 한반도 보지 못한 공책 한 권이 들어 있었다. 이상하게도 풀턴은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첫 장을 열었을 때 아버지가 즐겨 쓰던 초록색 잉크가 눈에 들어왔다. 눈앞이 흐려지는 것을 애써 참고 다음 장을 넘겼다. 거기에는 어머니의 이름과 가족들의 이름, 그리고 친숙한 이웃과 친구들의 이름이 차례로 적혀 있었다. 그런데 다음 장엔 이제껏 한반도 들어보지 못한 이름들이 쓰여 있었다. 풀턴은 그 공책을 들고 어머니에게로 갔다.

˝이 공책은 한 번도 보지 못한 것인데 어머니는 어떤 것인지 아세요?˝

공책을 건네받은 어머니는 공책을 한장 한장 열어 보이며 말했다.
˝이것은 네 아버지의 기도 노트란다. 매일 밤 한 사람씩 이름을 짚어가며 조용히 기도를 올리셨단다.˝

그제야 모든 것을 알게 된 풀턴이 낯선 이름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런데 이분들은 또 누구죠?˝

˝그들은 아버지에게 상처를 준 사람들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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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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