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에 나는

시 두레 2017. 12. 7.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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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에 나는
                                        
 
주일에 나는
물방울 같은 언어를 
하늘에 튕깁니다

평소에 잃었던 나를 찾아들고
빈 집으로 오는 길
어둠이 깊을수록
잘 보이는 당신 앞에
나는 허무를 쪼아 먹는 
벙어리 새입니다

내 생애의 어느 들판에 
겸손의 들꽃은 필 것입니까

뼈마디 마디
내가 무거워 부서지는
안개 빛 가루

죽은 이도 일어나 앉는 주일에
산 이들이 뿜어내는
뽀얀 한숨 소리

나는 하나인 당신을 위해
물방울 같은 기도를 
하늘에 튕깁니다

/이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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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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