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해 옹근
애순의 새끼손가락이
바람벽을 간질이다, 그만
벽지 이음새를 돋더니 신이 난다
오른팔 휘저어
지지직 볏겨 내다, 말고
동생을 불러온다.
누나의 눈짓에
나머지를 넓히더니
생긋 눈웃음 곱게,
활개들 젓고 나갔다
이튿날 나란히 손잡고 들더니
펄럭이는 벽지 확 잡아채고
외친다
코끼리다 꼬끼리 그지?!
내심, 더 넓게 찢으며
내 방에 머물기를 바랐는데
학교에 다니는 남매의 이즈음
들르지 않고
나, 초벽지에 드러난
코끼리만 키운다
귀여운 녀석들의 손놀림 웃음
지워 덧바를 수 없고나!
뜯긴 벽지,
녀석들의 꽃 내가 담긴 곳
얘들아 다시 와서
더 찢어 키워라.
8070.140609 /외통徐商閏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