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연 아리랑

시 두레 2014. 4. 24. 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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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연 아리랑
                                        
하룻밤에 세 번 달  뜨는 능선을 휘감고
은쟁반을 실은 동강이 굽이굽이 흐른다

옛날 떼꾼들이 쉬어 갔던 주막에는
천년에 한 번 나온다는 흰 까마귀가
긴 적막의 껍질을 부리에 물고 있다

이야기보따리로 시끌벅적했던 술상도
부엌 귀퉁이에서 오랜 휴식에 젖어 있다

눈먼 산골 생활에 물먹은 가슴을 숨기며
무시로 선홍빛 살점을 강물에 띄워 보냈다

섶다리 밟고 돌아갈까, 줄배 타고 건너갈까
얼마나 첩첩 울음의 계곡을 넘어갔던가

산이 길을 막고 물이 길을 막았다
간간히 오지를 찾아드는 발걸음 따라
빛바랜 눈시울이 빈 골짜기로 흘러간다

아리랑- 아라리요

우두커니 혼자 받는 소반 위로
노을의 마지막 잔 비늘들이 우수수 흩어지고
벼랑 끝 할미꽃, 서늘한 고요의 윤기에
힐끗 어둑발이 내린다.

/문현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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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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