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본다
우러러
연녹색 새 순을 보고
봄을 느끼듯이
훌훌 옷을 벗어 버리고
산뜻하게 갈아입은 마음은
날라본다
하늘을
진녹색 잎을 보고
여름을 느끼듯이
반쯤 나신을 드러내 놓고
여름 내음을 풍기는 마음은
저녁노을을 본다
너무 더워서
뒹구는 낙엽을 보고
가을을 느낀다
다음을 위해
희생하는 잎 잎들은
바람에 휘날린다
분신이 너무 설워서
청명한 하늘
선물을 한 아름 안고 사뿐히 내려앉는다
마음으로
이별은
다시 만나기 위한 약속이라면
만남은
이별하기 위한 약속이 아니런가
이렇게 헤어져
그리워하다가
마감한다
일생을
/유석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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