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해 하다 보니 내가 살아온 발자취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들의 소유를 껴안기 위해 쌓아 올린 담장과 담장의 사잇길, 아니면 도심을 벗어난 변두리. 인적이 없는 벌판 따위에 드문드문 흩어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
방황은 끝끝내 자신의 성장을 돕는 채찍 같은 것이어야 한다. 한 바퀴 돌릴 때마다 조금씩 커지는 실타래처럼. 설령 그것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모습이더라도 후회하지는 말아야 한다.
지금도 달빛은 훤하지만, 이제는 더는 헤매지 말자. 떨어져 외톨이진 별자리 아래서도, 구절초는 꽃 피고 혼자서도, 꽃잎이라는 믿음으로 이 겨울을 견디기로 하자.
구절초꽃처럼 맑게 지순하게 늙어가기로 하자. 안녕히. 늘 안녕히.
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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