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이 살아 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때뿐입니다.
내 사랑은 절대로 움직이지 못합니다.
누구도 이 사랑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나는 당신에게만 뿌리를 박고 살 수 있는, 한 그루 나무니까요.
나무는 한번 자리를 정하면 절대로 움직이지 않아.
차라리 말라 죽을지라도 말이야.
나도 그런 나무가 되고 싶어.
이 사랑이 돌이킬 수 없는 것일지라도.
아프지 마, 몸도 마음도,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당신은 모를 거야.
내가 얼마나 당신을 보고 싶어 했는지
얼마나 당신을 그리워했는지.
당신이 어디서 무얼 하는지 알고 싶어.
하루에도 몇 번씩 수화기를 들었다가 놓곤 했지.
왜 그렇게. 왜 그렇게.
나를 그립게 만드니?
하지만 난 이런 날이 오리라고 믿었어.
그리고 그 믿음 때문에
아마도 나는 이제껏 숨을 쉴 수 있었을 테지.
나만의 시간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내 삶이 살아 있는 시간은 당신과 함께할 때뿐입니다.
/김하인 소설 ´국화꽃 향기´ 중에서 -시 마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