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려오는 소 떼들 틈을 비집고 서부는 요령 있게 릭샤를 몰면서 말했다.
˝산스크리트어(고대 인도어)에선 인간을 ˝둘라밤˝이라고 하죠. 둘라밤은 얻기 힘든 기회라는 뜻입니다. 인간으로 태어나는 건 매우 드문 기회니까요 생물체가 인간으로 환생하려면 8천4백만 번의 윤회를 거듭해야 하죠.˝
여든네 번도 아니고 8천4백만 번의 윤회라!
그 말을 들으니 유명한 인도 설화가 생각났다.
한 사람이 신전에 바치기 위해 염소를 끌고 갔다. 제사장이 염소의 목을 치려고 칼을 높이 쳐든 순간 염소는 깔깔거리고 웃었다. 제사장이 염소에게 웃는 이유를 묻자 염소는 말했다.
˝이제 난 서른 번만 더 죽으면 인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라오.˝
과연 인도의 염소다운 대답이 아닌가.
/류시화 <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중에서-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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