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로를 달리던 차들이 갑자기 서버렸습니다. 큰 차, 작은 차, 아예 시동을 꺼 버린 차들도 있습니다. 뒤쪽 사람들은 더욱 궁금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차들이 그렇게 멈춰 서 있어야 했던 이유를 알게 된 사람들은 하나같이 웃음보를 터뜨렸습니다.
어디서 왔는지 열 마리도 넘는 새끼뜸부기들이 너른 자유로 다리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씽씽 달리는 차들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주 점잖게 길을 가로질러 건너고 있는 것입니다.
자기네들끼리 마음껏 유유자적하며, 해찰할 것 다 하면서, 천천히 도로를 건너고 있었습니다.
차들이 그토록 씽씽 달리는, 그것도 1분이 아쉬운 아침 출근길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정말 우연히 그 작은 새끼 새들을 발견한 운전자가 있었습니다.
그는 급제동을 걸었고, 그들이 행여 놀라지 않도록 시동까지 껐습니다. 그리고는 다른 차들에 신호를 보내어 함께 멈추게 했습니다.
그들이 안전하게 다 건너기까지 숨을 죽이고 지켜보았습니다.
아기뜸북새들이 도로를 다 건너 반대편 둑에 닿은 다음에야 다시 시동을 걸고 차를 출발시키면서 참으로 기분 좋은 웃음을 지을 수 있었습니다.
뒤쪽에서 영문도 모르고 마냥 멈춰 서 있던 사람들도 그 이유를 알고서 터뜨린 아침의 웃음은 오랜만에 하늘을 쩡쩡 울리는 티 없이 맑고 상쾌한 웃음이었습니다.
/최원현 <살아있음은 눈부신 아름다움입니다.>중에서 -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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