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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친구와 같이 식당에서 라면과 김밥을 먹고 있었어요.
그날따라 거리에 유난히 사람들이 없는 것이 이상했는데, 알고 보니 텔레비전에서 월드컵 조 추첨을 하고 있더라고요.
축구에 관심이 없던 우리는 라면과 김밥을 맛있게 먹었답니다.
그때 한 할머니가 식당 안으로 들어오시더니 늘 그래 온 것처럼 앉아 있는 한 연인에게 가서 자연스럽게 껌을 내밀었습니다. 껌을 사 달라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그들은 사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친구와 저는 껌을 사려고 지갑에서 돈을 꺼내고 있었는데 할머니는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 털썩 앉으시더군요.
다리가 아파서 쉬시려는구나. 고 생각 했는데, 글쎄 갑자기 할머니는 아가씨가 먹다 남긴 가락국수 몇 가락을 드시더니 국물까지 마시는 게 아니겠어요.
친구와 전 안절부절못하고 있다가 주인아주머니를 불렀습니다. 우리는 조용한 목소리로 할머니께 김밥과 국물을 드리면 우리가 돈을 낸다고 했지요.
그러자 아주머니는 밝게 웃으면서 말씀하셨어요.
˝저 할머니는 남이 시켜 주는 것은 절대 안 드세요. 제가 그냥 드려도 안 드시는걸요.˝
아마도 할머니는 자주 그런 모습을 보이셨나 봅니다. 할머니가 남은 가락국수를 드시고 있는 동안, 다른 탁자에 앉아 있던 남자분이 와서 할머니에게 껌을 샀습니다.
할머니가 너무 맛있게 가락국수를 드시고계셔서 껌을
달란 말도 못 하고 그만 자리를 접고 일어서 나오다가 우연히 그 가락국수를 그릇을 보고는 저도 모르게 ˝어머˝ 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가락국수를 그릇에는 아가씨가 입을 닦고 버린 휴지가 들어있었고 할머니는 그제야 젓가락으로 휴지를 꺼내고 계셨던 것입니다.
정말이지 전 너무 민망하고 속상해 당황했는데 정작 할머니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었습니다.
할머니의 다른 한 손에는 천 원짜리 몇 장이 꼭 쥐어져 있었습니다.
당신은 비록 남이 먹다 남은 가락국수를 먹지만 꼬깃꼬깃한 천원을 모아서 그 누군가에게는 제대로 된 것을 사 주시겠지요.
아직도 그 할머니를 잊을 수 없습니다. 아마도 우리 사는 세상에는 가난한 사람과 부유한 사람이 평행선을 그으며 살아가겠지요?
신께서 우리에게 필요 이상으로 물질을 허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아마도 자기 손에 꼭 쥔 물질을 도움이 필요한 곳에 나눠 주라는 뜻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좋은 생각 -시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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