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가로서뿐만 아니라 경제학자로서도 명성을 떨친 존 러스킨, 그는 런던의 부유한 포도주 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는 그가 붓을 들고 있을 때나 펜을 들고 경제학 이론을 펼칠 때는 언제나 사람을 먼저 생각했다. 사회를 이루는 개인이 바뀌면 그 사회도 아름답게 변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친구들과 어울리는 모임에 나갔다가 한 부인을 만났다. 단정한 옷차림에 기품이 엿보이는 부인은 러스킨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부인은 얼마 전 속상한 일을 겪었다며 얘기를 꺼냈다.
˝며칠 전에 제가 아끼던 손수건에 잉크가 몇 방울 묻고 말았어요. 제가 무척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라 늘 조심했는데 잉크 얼룩을 남겨 이제는 아주 많이 못쓰게 되어 버렸어요.˝
그러면서 부인은 러스킨에게 손수건을 보여 주었다. 고급스러운 천 위에 섬세하게 바느질되어 있는 손수건은 그냥 보기에도 무척 비싸 보였다.
˝제가 좀 도와 드릴까요?˝
이렇게 말한 러스킨은 부인에게 물감과 붓을 준비해 달라고 하여 잉크 얼룩 옆에 세련되고 우아한 그림을 그려 넣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고 있던 사람들은 손수건의 변화에 탄성을 질렀다.
˝대단하군. 다시는 사용하지 못할 것 같았는데 오히려 이제는 멋진 예술 작품이 되다니. 잉크 얼룩을 얻게 된 게 손수건에는 더 큰 행운이 된 셈이군.˝
친구의 말에 러스킨도 번득 정신이 들었다. 다 망가져 쓸모없다고 여겼던 것들이 어떻게 다듬고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훌륭한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진리. 러스킨은 이후 사회로부터 소외당하고 손가락질을 받아온 사람들과 가까이하며 그들의 변화가 세상을 더욱 멋지게 바꿀 수 있다는 자신의 신념을 더욱 열심히 펼쳐 나갔다. / 좋은 생각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