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헤어질 때가 아닙니다. 더 많이 사랑했기에 더 많이 고독했던 내 시간대 위에 당신의 미련 끈 하나 얹으십시오. 한 계절만 더 은혜를 주시어 봄날에 꽃피듯 그렇게, 그렇게 당신을 보내야 합니다.
우리, 지금 헤어질 때가 아닙니다. 아직 창밖엔 폭풍우 치고 당신의 톤 낮은 목소리마저 가라앉아 심해처럼 이별의 노래마저 부를 수 없기에 나, 오늘 밤 당신을 보낼 수 없습니다.
더 많이 차지했기에 더 많이 목말랐던 상흔들 책꽂이 책들처럼 가지런히 꽂혀 있는데 우리 어찌 줄 잘린 연 띠워 무심하게 떠날 수 있습니까. 그래요, 아직은 헤어질 때가 아닙니다. 아직은./ 바람이 소리를 만나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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