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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절묘한 지진대에 위치한 한반도

 

절묘한 지진대에 위치한 한반도

유라시아 판에 가하는 힘 일본 · 중국서 해소
활성단층 많지만 규모 3.0 이상 연 10회 미만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인근에서 발생한 리히터규모 8.9의 지진과 해일(쓰나미)은 1923년 14만3000명의 인명을 앗아간 리히터규모 8.3의 일본 간토(관동) 대지진을 뛰어 넘는 대형 참사를 유발했다. 인명 피해만 해도 인도네시아에서 약8만명, 스리랑카 5만1000명, 인도 1만2000명, 태국 5000명 등 사망자만 15만명이 넘는다.

최근 20년 동안 수천 명에서 수만 명의 생명을 앗아간 대규모 지진은 아시아 지역에서 집중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지난 90년 1월 이란 북부 지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4만여명이 사망한 것을 비롯해, 90년 7월 필리핀 루손 섬에서 2500여명 사망, 92년 인도네시아 플로레스 섬에서 3000여명 사망, 95년 일본 고베에서 6000여명 사망, 2003년 이란 남동부에서 리히터 6.5의 지진 강타로 2만6000여명이 사망했다.

이 지역은 인도 판이 유라시아 판을 밑으로 파고들면서 주름져서 밀고 올라오는 경계면으로 원래 지진이 잦은 지역이다. 인도 판이 유라시아 판의 중국 남쪽과 히말라야 산맥을 잇는 지역에서 경계면을 이루면서 잦은 지진을 유발하는데 이번에는 큰 에너지가 일시에 분출됐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희일 박사는 이번 동남아 강진은 그동안 축적된 지구 내부의 에너지가 인도 판과 유라시아 판의 경계면을 뚫고 분출되면서 발생한 것이라면서 태평양판이 연간 8㎝ 정도 유라시아 판을 밀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인도 판의 움직임은 아직 정확히 측정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원전 20기를 보유한 우리나라는 안전지대인지 의구심을 보내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있다. 원자력이 우리들의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는 전기의 40퍼센트나 공급하고 있는 데다 원자력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워낙 국민들의 머리 속에 다소 부정적으로 각인되어 있으므로 걱정되는 것은 당연한 일로 볼 수 있다.


<지진에 관한 기록은 세계적>

역사에 기록된 한반도의 지진은 서기 2년 고구려 유리왕 21년에 있었던 지진을 시작으로 총 1,897회에 달한다. 『삼국사기』와 『증보문헌비고』에 지진관측기록이 있는데 기원 1세기에는 총 15건, 2세기와 3세기에는 23건, 4세기에서 6세기에는 22건, 삼국이 통일되는 7세기에는 22건으로 늘었고 8세기에는 26건으로 100년간 최고의 기록을 보였으며 9세기에는 14건으로 다소 줄어 모두 122건의 기록이 남아 있다.

고려시대에는 지진으로 땅이 꺼지거나 갈라지는 현상들을 보다 자세히 관찰하고 기록했다. 1025년 4월에 경상도 대구를 중심으로 큰 지진이 있었는데 『고려사』에서는 ‘4월 신미일에 영남도의 광평, 하빈 등 10개현에서 지진이 있었고 경주, 상주, 청주, 안동, 밀성 등 넓은 지역에서 또 다시 지진이 일어났다.’고 적었다.

 

한반도 주변의 지각판.
일본열도는 4개의 지각판이 만나므로 지진이 발생한다. 중국도 유라시아판이 받는 힘이 해소되는 지점으로 큰 지진이 일어난다. 그 결과 한반도는 비교적 안정한 편이지만 활성단층 주변에서 간헐적으로 지진이 일어난다..



지진에 의한 피해도 상세히 적어 1001년의 지진으로 ‘장연현에서 논이 3결이나 침강되어 못을 이루었는데 그 깊이는 헤아릴 수 없었다’라고 적었다. 1191년 8월에 있었던 지진으로 덕수현에서 땅이 침강되어 그 깊이가 30자나 되었다고 적혀 있다.

『고려사』에는 고려의 전 기간에 모두 176건의 지진 기록이 전해지고 있으며 유사지진 또는 지진이라고 간접적으로 판정될 수 있는 경우에 대한 기록이 42건이다.

특히 개성지진이라고 불리는 비교적 큰 지진이 1260년 6월 개성에서 일어났는데 ‘큰 지진이 일어나 담장과 집이 무너지고 허물어졌다. 개성이 가장 심하다’라는 기록이 있고 1385년 7월에 발생한 지진은 군마가 달리는 소리와 같았고 담장과 집이 무너졌으며 사람들이 모두 나와 피했다‘라는 기록이 있다. 이 지진은 3일간이나 계속하여 발생했다.

13〜14세기의 지진기록을 살펴보면 매우 넓은 지역에 걸쳐 큰 규모로 일어난 지진들이 있었다. 실례로 19개 주들을 포괄하는 매우 넓은 지역에서 지진이 일어났고 우레와 같은 소리가 먼 곳에서도 들릴 정도로 강도가 센 지진이 있었다.

조선시대에는 보다 세밀한 관찰 기록이 돋보이는데 이것은 16세기에 지진이 자주 일어났던 것에도 기인한다. 『조선왕조실록』의 1501년부터 1600년까지에 지진이 652번, 유사지진이 19번이 기록되었는데 이것은 고려 전 기간에 지진이 176번, 유사지진이 42번 있었다는 것이 비추어 매우 많은 숫자이다.


조선시대 지진강도 40가지로 세밀하게 관측




특히 16세기 지진 가운데서도 1511〜1520년 사이에 124번, 1561〜1570년 사이에 136번 있었으므로 이 두 기간에 전체 회수의 40퍼센트가 집중되었다. 조선시대의 지진 측정은 ‘창문이 흔들렸다’, ‘집이 약간 흔들렸다’, ‘흔들렸다’, ‘크게 흔들렸다’ 등 여러 단계로 구분하여 지진의 세기와 피해 정도를 일정하게 판단할 수 있다. 16세기 지진의 세기에 대한 표현은 무려 40가지로 14〜15세기의 10가지에 비해 세밀하게 관측하였다.

이와 같은 지진관측 기록은 계속적인 측정과 풍부성에서 세계적으로 자랑할 만하다. 역사적인 지진 관측 자료들을 분석하면 기원1세기부터 조선시기까지 약 500년의 지진강화기와 약 200년의 지진약화기가 되풀이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가장 강력한 지진을 서울대학교 이기화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1643년 7월 24일 울산 근처에서 일어난 지진을 꼽는데 이때의 진도를 ‘10’으로 추정한다.

이 당시 지진은 서울과 전라도에서도 느껴졌으며 대구, 안동, 영덕, 김해 등지에서는 봉화대와 성가퀴가 무너지기도 했으며 울산에서는 땅이 갈라지고 물이 용솟음쳤다고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 건물에 상당한 피해를 줄 수 있는 ‘진도8’ 이상의 지진만도 40회에 이른다.

한반도에서 가장 인명 피해가 컸던 지진은 통일신라시대인 779년 경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집들이 무너져 100여 명이 사망했는데 이때의 강도를 ‘진도9’ 로 추정한다.

한반도에서 지진관측이 시작된 이래 20세기 이후의 규모 5.0이상의 지진은 4번 기록됐는데 1936년에 일어난 지리산 쌍계사에서는 절의 천장이 내려앉고 돌담이 무너졌으며 1978년 홍성의 지진으로 성벽의 축대가 무너지는 등 지진피해가 발생했다. 21세기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2차례나 기록되었는데 모두 바다에서 일어났다. 2003년 3월 백령도 인근에서 발생한 규모 5.0의 지진과 2004년 5월 울산에서 일어난 지진이다.

이런 기록을 볼 때 한반도가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며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학자들은 한반도에서 규모 7.0이 넘는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확률은 거의 없다고 추정한다. 지질학적 구조가 절묘하게 배치되어 한반도를 보호해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경주 황남동 고분군. 신라 천년의 고도 경주는 양산단층에 위치하므로 지난 2천 년 동안 큰 지진을 수차례 겪었다. <지진은 왕권 교체의 징조>

한국의 지진기록이 어느 나라의 천문기록보다 특별히 상세한 이유는 지진을 왕권의 존립 여부를 측정할 수 있는 척도로 여겼기 때문으로 추정한다. 이런 추정은 중국의 기록으로도 유추할 수 있다.

중국에서 기원전 780년부터 1644년까지 지진 기록이 908개나 된다. 기원후 345년부터 414년 사이에 남경에서 30회의 지진이 발생했는데 주로 지진이 일어나는 지역은 양자강 북쪽의 서부지방이다.

중국 최악의 지진 중에 하나는 1303년 9월 산서성에서 일어났으며 1556년 2월에 일어난 대지진은 산서성, 섬서성, 하남성에서 발생했는데 무려 80만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내었다.

옛 사람들은 지진의 원인에 관해 매우 비과학적인 생각으로 일관했다. 지진을 지각의 운동에 의한 활동의 소산이 아니라 하늘이 인간에게 내려주는 어떤 징조의 일환으로 여긴 것이다. 이와 같은 생각은 사마천의 『사기』의 기록으로도 알 수 있다. 사마천은 주나라 유왕 2년 서주의 삼천(경수·위수·낙수의 유역)에 지진이 일어나자 백양보(주의 태사)가 말한 내용을 상세하게 적었다.

‘주(周)는 장차 망하려고 한다. 대체로 천지의 기(氣)는 그 질서를 잃지 않는 것이 정상이다. 만약에 천지의 기가 그 질서를 잃는다는 것은 백성의 부덕이 이것을 어지럽힌 것이다(원래는 왕의 부덕을 뜻함). 양기(陽氣)가 굴복하여 지상으로 나오지 못하고 있을 때 음기(陰氣)가 핍박해서 양기가 상승하지 못하면 지진이 일어난다. 지금 산천지방이 진동하는 것은 양기가 갈 곳을 잃고 음기에서 눌리고 있기 때문이다. 양기가 갈 곳을 잃고 음기 밑에 있으면 수원(水原)이 반드시 막힌다. 수원이 막히면 나라가 반드시 망한다.

옛날에 이수(伊利)·낙수(洛水)가 고갈해서 하(夏)가 망하고 황하가 말라서 은이 망했다. 지금 주의 덕이란 하·은 2대의 말기와 비슷하다. 하천이 마르면 반드시 산이 무너진다. 만약에 주가 멸망한다면 10년을 넘지 못할 것이다. 10년이란 수(數)의 극(極)이기 때문이다.

이 해 삼천이 마르고 기산(岐山)이 무너졌다.‘

여기에서 유왕은 주나라를 멸망케 만든 장본인으로까지 지목받고 있는 포사와의 일화로 잘 알려져 있는 사람이다.

유왕은 포사를 사랑하면서 그녀가 아들 백복을 낳자 왕비와 태자를 폐하고 포사를 왕비로 백복을 태자로 삼았다. 그런데 포사의 아름다움에 반한 유왕이 그녀를 기쁘게 하기 위해 모든 것을 베풀어 주었는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기쁜 기색이 없이 미소 한 번 보이지 않았다.

당시 주나라의 방위 개념은 단순했다. 주 왕실에서 직접 군사를 운용하는 것이 아니라 봉화와 대고(大鼓)를 만들어 적이 쳐들어올 경우 봉화를 들면 각지의 제후들이 성으로 들어와 주 황실을 방위해주는 것이다.

그런데 하루는 유왕이 이유 없이 봉화를 들었는데 제후들이 모두 달려왔다. 적이 침공한 것이 아니었으므로 제후들이 황당해 하는 모습을 보이자 포사가 크게 웃었다. 유왕은 포사가 웃은 것을 너무 기쁘게 생각한 나머지 그녀를 웃게 하기 위해 자주 봉화를 들었다.

당연한 일이지만 계속 거짓 침공을 알리는 봉화를 올리자 제후들이 봉화를 믿지 않았고 진짜 반란군이 유왕을 공격할 때 유왕이 봉화를 올렸지만 어느 제후도 군사를 보내지 않았다. 결국 유왕은 여산 기슭에서 사로잡혀 살해되었고 포사도 살해되었는데 이때 주 왕실의 유왕이 멸망할 것을 예견하는 징후로 지진이 거론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 역대 왕 지진에 촉각 측정기술 크게 발달




지진이 왕권의 미래를 점칠 수 있는 조짐이라고 보았기 때문에 각 왕들은 지진이 발생하는 것에 누구보다도 촉각을 곤두 세웠다. 그러므로 중국의 지진 측정 기술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발전했다.

뛰어난 수학자이자 천문학자인 동시에 지리학자인 장형(張衡, 78〜139)은 후한 시대에 이미 세계 최초의 지진계를 만들었다. 장형이 개발한 지진계는 『후한서』에 자세히 적혀 있다.

‘양가 원년(132)에 장형이 ’지진을 측정하는 기구‘를 발명했다.

이것은 정제된 청동으로 만들어졌는데, 술병을 닮았으며 직경이 2미터이다. 돔과 같은 뚜껑이 달려 있고 바깥 표면에는 고대의 인장 장식이 있으며, 산과 거북과 새와 동물이 그려져 있다. 용기 밖에는 여덟 마리의 용의 머리가 달려 있는데, 각각의 용은 청동 구슬을 입에 물고 있고, 바닥에는 용에 대응하여 여덟 마리의 두꺼비가 입을 벌리고 있어 용이 떨어뜨린 구슬을 받으려는 모습이다.

(중략) 지진이 발생하면 용기의 용이 흔들리고 구슬을 입에서 떨어뜨리면 아래에 있는 두꺼비가 잡게 된다. 이때 소리가 나면서 사람의 시선을 끌게 된다.

(중략) 어느 날, 사람이 느낄 정도의 진동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마리의 용이 구슬을 떨어뜨렸다. 많은 사람들이 지진에 의해서 떨어뜨린 것이라는 증거가 없었으므로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후 농서(감숙) 지방에서 실제로 지진이 있었음을 알려왔다. 이러한 일이 있은 후 모든 사람들은 그 신비한 기구의 능력에 감복했다. 이후 지진이 일어난 방향을 기록하는 것은 천문국의 의무가 되었다.‘

 

 

복원된 장형의 지진계. 여덟 방향으로 구슬을 한 알씩 얹어 두었다가 어느 방향이건 진동이 있으면 그 방향의 구슬이 떨어지게 장치돼있다. 지진의 방향까지 알 수 있는 세계 최초의 지진계이다.
사실상 구슬이 떨어지는 것으로 지진을 기록하는 원리는 알렉산드리아의 헤론이 장형보다 빨리 발견했다. 그리스시대의 공학자이자 발명가로 유명한 헤론은 60년경에 활동한 사람으로 거리를 측정하는 노정계(hodometer)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결합시켰다고 추정한다. 그러나 장형의 지진계는 지진의 방향까지 알 수 있는 등 보다 정교하고 복합적인 아이디어를 삽입하였으므로 근래의 과학사학자들은 실질적으로 지진계를 세계 최초로 만든 사람은 장형이라고 인정한다.

장형 이후로 지진계는 계속 사용되었는데 학자들은 6세기에 개발된 중국의 진자식 지진계가 서양으로 건너가서 13세기에 페르시아의 유명한 천문대인 마라게에서 사용되었다고 추정한다. 더구나 근대적 지진계는 1703년 드 라 오트푀유가 고안했으므로 중국의 지진계는 유럽보다 무려 17세기나 앞서 지진계를 개발했다고 조셉 니덤은 지적했다.1)

필자가 중국의 지진기록과 지진계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는 것은 한국에서 중국에 비해 훨씬 많은 지진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어떤 형태로든 지진을 측정하는 지진계가 있었을 것으로 믿기 때문이다. 기록이 없다는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세계를 놀라게 한 쓰나미(津波·tsunami)>

미국의 CBS 방송은 2004년12월26일 발생한 쓰나미는 사상 최악의 쓰나미라고 보도했다. 1883년 8월 27일 자바 섬 근처의 순다 해협에서 크라카타우 화산의 폭발로 발생한 쓰나미로 3만 6천 명 이상이 숨진 것이 지금까지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쓰나미였다. 당시 30미터를 넘는 높이의 파도가 인도네시아의 해안을 강타했으며 사망자수는 공식 집계를 뛰어넘는 규모일 것으로 추정됐다.

2004년 12월의 재난은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인근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8.9의 지진의 여파인 쓰나미에 의해 더욱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의 이희일 박사는 “이번 지진과 규모가 비슷한 리히터 규모 9.0 지진의 경우 발생지인 ‘진앙’에는 히로시마에 투하된 핵폭탄 약 250만개의 강도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바닷속 지진이나 화산 폭발 등으로 바닷물의 높이가 갑자기 높아져 산더미 같은 파도가 해안을 덮치는 지진해일을 '쓰나미(津波.Tsunami)'라고 부른다. 지진해일을 전문용어로 쓰나미로 부르는 것은 일본의 어촌 쓰나미가 해일로 인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쓰나미, 육지에 가까워질수록 파괴력 증폭




쓰나미는 해저 지진일 경우 흔히 발생하는데 육지에 가까워질수록 수심이 낮아지면서 파도의 파괴력이 증폭되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일반 해일은 파도의 가운데 부분이 텅 빈 채 해안에 밀려들지만, 쓰나미는 가운데가 불룩하게 물로 채워진 채 밀려오기 때문에 파괴력이 더 크다. 사람 머리 위에서 물벼락이 쏟아지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크기의 강한 주먹이 사람의 몸통을 때리는 셈이다. 이로 인해 쓰나미는 높이가 성인의 무릎 높이인 30센티미터에 불과하더라도, 해안가의 사람을 쓰러뜨려 바다로 끌고 갈 수 있어 피해가 늘어난다.

역사에 기록된 최초의 쓰나미는 기원전 479년 에게 해 북부에서 발생했으며 그 이후에는 지진이 가장 일어나기 쉬운 지역인 태평양에서 쓰나미가 가장 많이 일어났다. 많은 역사가들은 기원전 1500년 에게 해의 산토리니 화산섬의 폭발로 쓰나미가 발생해 지중해 동부와 크레타 섬을 광범위하게 황폐화시켰다고 믿고 있다.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쓰나미 희생자를 낸 나라는 일본이다. 일본은 684년 이후 쓰나미로 인해 모두 6만 6천 명이 숨진 것으로 기록됐다. 최악의 쓰나미는 1896년 일본 혼슈를 강타해 2만7천 명 정도의 희생자를 낸 지진해일이다. 당시 많은 해안 주민들이 공휴일을 즐기려고 거리에 나와 있었으나 다음날 어부들이 집에 돌아와서 발견한 것은 몇 킬로미터 걸쳐 무너진 집들과 널려진 시체들이었다.

인도네시아는 이번 쓰나미를 제외하고 수백 년 동안 30여 차례의 쓰나미를 당해 5만여 명이 숨졌다. 미국에서도 지난 1946년4월1일 알래스카 알류샨 열도축에 있는 유니맥섬에서 진도 7.8규모의 지진이 발생해 태평양전역에 쓰나미를 일으켜 하와이에서 159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스리랑카 카루타라 리조트를 강타한 해일. 사망자만 15만 명에 달할 정도로 최악의 해일(쓰나미)이 아시아 각 지역을 강타했음에도 동물들은 전혀 피해를 보지 않았다는 것을 볼 때 많은 동물들이 천연재해를 사전에 감지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쉽지 않은 지진 예측>

한순간에 수십 만 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강력한 지진과 해일의 피해를 줄이는 방법은 사전에 지진을 예측하여 사람들이 대피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각 국에서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학자들은 엄밀한 의미에서 지진을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지진학자들이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고까지 말하는 이유는 대지진은 최고 600~700킬로미터 지하에서 발생하는 데다 지하에서 수십 년에서 수천 년에 이르는 장기간에 걸쳐서 준비된 것이라고 추정하기 때문이다. 이토록 오랜 기간에 에너지가 한 곳으로 모인 후 한순간에 지진이 일어나므로 언제 지진이 일어난다고 예측한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물론 지진의 빈도가 많은 국가에서는 지진을 예측하기 위해 지진에 관련된 모든 현상을 최대한으로 정확하게 기록한다. 그러나 언제 지진이 일어날 지 사전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므로 지진이 일어날 우려가 있는 지역을 장기간에 걸쳐서 지진현상을 계속 관측한다는 것이 간단한 작업은 아니다. 물론 막대한 경비가 소요되는 점도 걸림돌이다.

물론 학자들에 따라 장기간이 아니라 단기간의 지진 예측은 다소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대지진이 임박했다는 최소한의 단서는 제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학자들은 지진이 일어나기에 앞서 다음과 같은 현상이 일어난다고 추측한다. 진앙 지역의 지표면의 경사가 찌그러지고 소규모 지진이 증가하며 단층 부근의 물리적 특성 등이 변하며 퀴리점(curie 점, 온도 상승에 의하여 강자성체나 강유전체가 그 성질을 소실하는 임계 온도)의 이동 등이다. 또한 지하수 속에 들어 있는 라돈 함유량의 변화도 지진의 전조가 될 수 있고 지진이 일어나기 전에 방사능이 높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학자들에 따라서는 최첨단 장비보다는 생물의 습성을 이용하는 것이 지진 예측에 관한 한 보다 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1978년 규모 5.0의 강진으로 파괴된 홍성 농가.


일본의 어류학자인 스에히로 교수는 지진의 접근을 감지하는 심해어(深海漁)의 행동을 연구하여 지진을 예측하자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1923년 여름 벨기에인 아마추어 어류연구가가 하야마 해안에서 ‘히게’라는 물고기가 떠오르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 물고기는 심해에서만 사는 물고기이다. 그리고 이틀 후 관동대지진이 일어났다.

1933년에 한 어부가 스에히로 교수에게 자신이 잡은 심해 뱀장어를 가져왔는데 이 뱀장어는 보통 수천 미터의 깊은 바다 속에 살고 있다. 그 날 산리크 만 바다에 대지진이 일어났다. 1963년 11월 11일 니이지마 주민이 길이 6미터나 되는 심해어를 잡았는데 이틀 후에 지진이 니이지마 지역에 일어났다. 스에히로 교수는 갑자기 심해어가 잡히면 곧바로 신고해 달라고 전 세계 언론에 호소했다.

지진예보관은 심해어뿐만 아니라 또 있다. 일본에서는 지진이 일어나는 지방의 주민에게 흰색물고기를 사육하라고 권한다. 이 물고기는 지진이 일어나기 몇 시간 전부터 우왕좌왕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개, 고양이, 하이에나, 호랑이, 코끼리, 사자 등도 지진이 가까이 오면 불안한 행동을 보인다. 뱀과 도마뱀도 지진의 징조가 있으면 굴에서 나와 도망친다는 이야기도 있다.


방울뱀은 1000분의 1도의 온도변화도 감지




이와 같은 동물의 능력은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의 지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었다. 스리랑카 남동부에 위치한 얄라 국립공원에서도 해일 피해 당시 해안에서 3킬로미터 떨어진 내륙까지 바닷물이 밀려와 외국인 관광객 40 명 등 200여 명이 숨졌다. 집이 떠내려가고 자동차가 뒤집혀 나무에 걸릴 정도로 해일의 위력은 엄청났다.

그러나 야생동물 피해 사례는 한 건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이 사람들을 놀라게 했다. 국립공원 안에서 근무하는 한 종업원은 “여러 구의 시신을 발견했지만 동물의 사체는 하나도 보지 못했다”며 “동물들은 해를 입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토끼 한 마리도 죽지 않았다”면서 “동물들은 ‘6감’을 갖고 있어 재난을 미리 알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 있는 동물 중에 지진을 예측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실례는 매우 많다. 학자들은 방울뱀은 1000분의 1도의 온도변화도 느끼며 바퀴벌레는 원자 크기의 진동도 감지하는 것은 물론 메기는 1킬로미터 떨어진 곳에서 1.5V 전류 흐름까지 알아낼 수 있다고 인정한다.

동물들이 지진에 대해서 민감한 이유를 학자들은 지구 내부에서 나오는 소리 즉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나오는 초음파를 동물이 지각하는 것으로 추정한다.

지진파는 종파와 횡파의 두 종류가 있다. 종파는 공기 속이나 물 속으로도 퍼져 나가지만 횡파는 땅 속으로만 퍼져 나간다. 지진의 전조가 되는 신호는 아마 진동수가 다른 종파와 횡파가 일정 비율로 섞인 것에서 나오는 신호로 추정하는데 동물들은 인간에게는 들리지 않을 정도로 진동수가 낮은 음을 들을 수 있다. 일부 동물들은 인간의 귀로 들을 수 있는 한계인 16헤르츠보다 더 낮은 12헤르츠, 때에 따라서는 8헤르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동물들이 이들 능력으로 지진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고 리츠네스키는 적었다.

이러한 점들이 학자들을 매우 고무시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심해어가 지진을 예측하는 것이 초음파를 지각하는 능력에 의한 것이라 한다면 지진에 앞서서 나타나는 이 초음파를 포착하는 생물학적 장치를 만들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2)

물론 현재 세계에서 지진 예측에 가장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일본은 동물들의 예감을 믿기보다는 과학적인 연구로 지진을 정밀하게 예측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설명한다. 그들은 지각 내부의 미세한 변화를 연구하면 대지진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도 지진에 관한 한 자유롭지 못한데 현재 레이저를 이용한 장치를 지진이 많이 발생하는 지역에 설치하고 있다. 이 장치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는 바늘 역할을 하는 것은 길이 5킬로미터의 레이저 광선으로 1천 분의 1밀리미터라도 지면이 어긋나면 레이저 광선의 바늘은 원래 위치에서 크게 움직인다. 근간 지진 예측은 과거보다 획기적으로 개발될 수 있다는 추정도 가능케 한다.

2004년 12월 26일 인도네시아에서 발생한 지진이 엄청난 재앙을 불러왔지만 환경주의자들을 기쁘게 하는 결과도 나타났다. 몰디브는 나라 전체가 해발 2미터 미만이어서 다른 나라보다 더 큰 피해를 입어야 했는데도 불구하고 예상과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피해가 전혀 없지는 않았지만 다른 국가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했다.

몰디브가 해일의 영향을 입지 않은 것은 나라 전체를 싸고 있는 산호초를 보호 관리하기 위해 정책적인 모든 노력을 다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그 엄청난 해일의 파괴력도 촘촘한 산호 앞에서는 위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환경론자들은 이 사건이 지구인들에게 하나의 대안을 제시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생명력이 살아 있는 생태계 앞에서는 자연 재해도 힘을 발휘하지 못하며 그래서 자연생태계를 보존하는 것이 왜 중요한가를 보여주었다고 정기상은 적었다.


<비교적 지진 안전지대인 한반도>

2004년 5월 29일 오후 7시 14분, 경북 울진군 동쪽 80km해상(위도 36.8도 경도 130.2도)에는 1905년 인천에 지진계가 처음으로 설치된 이래 최대 강진인 리히터 규모로 5.2의 지진이 발생한 실례가 있기 때문에 더욱 촉각을 곤두세운다.

지진은 ‘규모’와 ‘진도’로 강도를 알아낼 수 있다. 지진의 규모란 지진으로 발생한 에너지의 양을 알려준다. 리히터 규모의 경우 1이 증가하면 에너지는 30배 정도 크다. 따라서 규모 5.2의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일어나는 지진의 대부분이라고 볼 수 있는 규모 3.0인 지진보다 에너지가 무려 1000배 정도 크다.

 리히터 규모별 지진 영향.

 

반면에 지진의 진도란 사람이 느끼는 지진의 크기를 수치로 표현한 것이다. 현재는 정도에 따라 12등급으로 나눈 수정머큘리진도(MMI)를 채택하고 있는데 진도는 보통 로마숫자로 표기한다. 진도 1은 극소수의 사람만이 느끼는 미세한 진동이고 ‘진도12’는 물체가 하늘로 솟아오를 정도의 대규모 지진을 뜻한다. 2004년 5월 울진에서 일어난 ‘진도5.2‘로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진을 느끼고 잠을 깨는 정도이다.

지진은 주로 지각판 경계부에서 일어난다. 한반도 동쪽에 위치한 일본열도는 4개의 지각판이 만나는 위치에 놓여 있다. 즉 서쪽의 유라시아 판, 동쪽의 태평양판, 북쪽의 북미 판, 남쪽의 필리핀 판이 그것이다. 이들 판이 부딪칠 때 발생하는 에너지의 대부분이 지진이나 화산으로 해소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일본열도가 한반도의 지진보호막이라고 설명된다. 강석기의 글을 주로 인용한다.

세계적으로 가장 지진이 많이 일어나는 위험 지역은 두 군데이다. 첫 번째 지역은 환태평양지대이다. 이 지역은 캄차카, 알래스카, 북아메리카의 연안을 통과하여 남아메리카에 뻗어 있고, 거기서 오스트레일리아 쪽으로 방향을 돌려 인도네시아, 중국 연안을 통과하여 일본에 이르고 캄차카에서 끝난다.

두 번째 지역은 지중해 지진대이다. 이 지역은 포르투갈과 스페인에서 이탈리아를 거쳐 발칸 반도, 그리스, 터키, 코카서스, 소아시아와 러시아의 증앙 아시아공화국을 거쳐서 바이칼 지방에 이른다. 그 후 태평양 연안에서 환태평양 지진대와 합류한다.

환태평양 지진대와 지중해 지진대에 들어 있는 지역 중에서 격렬한 지진이 가장 자주 일어나는 곳은 일본이며 이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나라는 칠레이다.

과학자들의 계산에 따르면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대지진이 일어날 확률을 90퍼센트에 달한다고 한다. 그 이유는 칠레가 환태평양 지진대 위에 있기 때문이다. 전 세계에서 일어나는 대지진의 40퍼센트가 이 광대한 지진대에서 발생하고 있다.

대지진의 에너지는 진앙지에서는 1025~1027에르그(erg : 일 또는 에너지의 단위, 1 dyne의 힘이 물체에 작용하여 그 힘의 방향으로 1센티미터 움직였을 때 그 힘이 행한 일)에 달하는데 이것은 100메가톤급의 원자폭탄 100개의 힘에 상당한다(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은 약 12.5킬로톤). 천재지변 중에서 지진이 가장 강력한 것을 알 수 있다.


한반도는 태풍으로 치면 안전한 핵 부분




그러나 한반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지진지대인 일본과 인접해 있으면서도 지진에 있어서는 다소 안정지역에 속한다. 한반도가 들어있는 유라시아 판은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는데 특히 인도-호주판의 북상은 동아시아를 더욱 동쪽으로 밀고 있다. 그런데 유라시아 판의 동쪽 끝에는 오히려 서쪽으로 이동하는 태평양 판이 버티고 있다. 따라서 유라시아 판이 받는 힘들은 어디에선가 해소돼야 한다. 그 대표적인 지점이 산동반도에서 만주를 가로질러 연해주에 이르는 탄루 단층계로 1976년 무려 20여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중국 당산 대지진이 바로 탄루 단층계에서 일어난 것이다.

이것은 외부에서 유라시아 판에 가하는 힘이 일본이나 중국에서 해소되기 때문에 그 가운데 놓인 한반도 지각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한반도는 태풍으로 치면 핵 부분이므로 오히려 태풍에 안전한 형태이다.

그런데도 한반도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은 유라시아 판을 변형시키는 힘을 일본이나 중국에서 100퍼센트 해소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결국 한반도 지각에 축적된 변형에너지가 약한 단층대를 깨면서 지진으로 분출된다는 것이다.

엄밀한 의미에서 삼국시대부터 1900회에 가까운 지진기록이 있다는 것은 한반도에도 수많은 활성단층(지각 변동의 기록이 있는 단층)이 존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자들은 한반도 내에서 대표적인 지진의 활성단층으로 경남 진해시에서 경북 영덕군으로 이어지는 양산단층을 지목한다. 그런데 양산단층 위에는 신라의 고도 경주가 놓여 있다. 삼국시대 경주에서 ‘진도8’ 이상의 강진이 10여 차례나 기록된 것도 이 때문이다. 한반도에서 발생한 지진 중에서 최대 규모로 추측되는 1643년 지진은 울산에서 경주로 이어지는 울산단층에서 일어난 것으로 추정한다.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영향>

2004년 5월의 지진이 경상도 동해안에 위치한 원자력발전소에 대한 우려를 높여 준 것은 사실이다. 전문가들의 지적처럼 원래 원자력발전소는 활성단층이 없는 안정한 지각 위에 건설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오히려 단층들이 모인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진에 관한 한 한국에 건설된 원자력발전소는 안전하다고 발전소 측은 설명한다. 원전을 관리하는 과학기술부도 국내에서 발생되는 지진의 규모도 리히터 3 이상인 경우는 연간평균 10건에 그치고 있다며 지진이 잦은 지역도 평양-군산-경주를 잇는 L자 형태를 취하고 있어 원전이 위치한 고리, 영광, 울진, 월성은 상대적으로 지진발생 빈도가 낮다고 밝혔다. 지질학자들도 한반도가 태평양 판과 유라시아 판이 만나는 판의 경계에서 내륙 쪽으로 들어가 있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설명한다.

또한 기상청이 지진 감시를 위해 계기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후 2002년까지 모두 580회의 지진이 발생해 연평균 22회의 발생 빈도를 보였지만 이 중에서 실내에서 흔들림을 감지할 수 있는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일본 1200회에 비해선 매우 적은 연평균 9회 가량이라고 설명했다.3)


리히터 규모 6.0 강도는 3.0의 2만7000배


더구나 국내 원전의 내진설계 기준인 0.2g의 수치는 리히터 규모로 6.5의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고 설명된다. 리히터규모 6이란 수치는 국내에서 발생한 지진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리히터 규모 3.0에 비해서 무려 27,000배 이상의 강진에도 안정하다는 뜻인데 리히터 규모 6.5는 이것보다도 15배나 높은 강진에도 견딜 수 있다는 뜻이다.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나라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일본과 칠레인데 일본의 경우 지진이 가장 왕성한 하마오까 발전소에 한하여 특별히 안전수치가 높게 설정되어 6.0g이며, 가장 낮은 곳은 0.27g으로 한국과 비슷하다. 특히 미국의 경우는 원전설계기준값이 평균 0.183g으로 우리보다도 낮다. 우리나라와 지진활동이 유사한 것으로 평가되는 미국 중동부 지역에 위치한 모든 원전들은 국내와 비슷한 0.2g이다. 0.2g이라는 수치는 2004년 5월29일에 발생한 울진지진의 30배 이상의 규모가 바로 밑에서 발생해도 안전한 정도라는 설명이다.

또한 원전측은 울진 원전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진이 발생할 확률은 1만년에 한 번 꼴이므로 안심해도 된다고 설명한다. 물론 일부 지질학자들은 위와 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지진활동과 활성단층이 밀접히 연관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지질학적 관점에서 볼 때 양산단층과 울산단층 등이 밀집돼 있는 경상도 동해안보다는 다른 곳에 원전을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추천한다고 강석기는 적었다.

 

울진원자력발전소 전경. 일부 학자들이 원자력발전소는 활성단층이 없는 안정한 지각 위에 건설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단층들이 모인 지역에 원자력발전소가 건설돼있다고 지적하지만 원전측은 철저한 시공 때문에 안전성에 대한 문제는 없다고 설명한다.
<인간의 작품도 지진의 요인>

근래 지진이 발생하는 요인에 대해 새로운 주장이 제기되었다. 지진의 요인이 지각의 힘 때문이라는 것은 잘 알려져 있지만 빙하의 감소도 지진 발생 증가의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나사(NASA)의 소버 박사와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몰니어 박사는 인공위성과 GPS, 컴퓨터 모델을 이용해 빙하의 감소와 지각의 움직임을 연구했는데 빙하 감소가 지각에 작용하는 하중을 줄여주며, 따라서 지각판은 보다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활성지진대 상부의 빙하는 지각을 안정하게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 그러나 빙하가 녹으면서 지각에 작용하는 하중이 줄면서 하부의 응력을 해소하기 위한 지진 발생이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다.5)


빙하 감소·대형 댐도 지진 증가요인 추정


빙하가 감소하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 변동이 일어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려져 있지만 지진 증가의 원인을 제공한다는 것이 또 하나 추가된 셈이다.

학자들이 우려하는 것은 인간의 작품도 지진에 영향을 줄 지 모른다는 점이다. 대형 댐도 지진이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추정하는 것이다.

이집트의 나일 강 상류에 건설된 아스완댐은 건설로 인한 이익 못지않게 많은 환경적 피해를 낳았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유명한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피라미드가 아스완댐에 저장된 물에 의한 습기 증가로 급속도로 퇴화되고 있으므로 세계적인 유산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은 근래에 나온 주장이 아니다. 그런데 학자들이 정작 우려하는 것은 댐의 물이 주변의 건조한 땅으로 스며들어 나일 강 유역의 지진 가능성을 증가시켰다고 추정한다.

한국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은 중국의 산샤댐이다. 현대 과학으로 건설된 ‘세계7대불가사의’에 들어가는 구조물이라고도 설명되는 샨사댐은 규모가 엄청나게 거대하지만 정작 학자들을 우려케 만드는 것은 이집트의 아스완댐의 예와 같이 지진 발생을 촉진시킬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이 다소 지진대에서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샨샤댐이 준공한 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는 것이다.

산샤댐은 지진의 우려도 크지만 주변국에 또 다른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데 그것은 서해의 환경오염이다. 여기에다 중국은 ‘세계의 공장’이라 불릴 정도로 산업화․도시화를 급속히 진행하고 있는데 개발은 주로 중국 동부 연안(우리의 서해 쪽)에 집중돼 있다. 이에 따라 서해는 엄청난 오염물질을 감당해야 한다.

학자들은 2009년 산샤댐이 최종 완공되면 서해로 흘러드는 양쯔강의 물이 10%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한다. <국립수산과학원>이 최근 내놓은 연구 결과는 벌써 이런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는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산샤댐 1단계 완공 전인 2002년 8월과 완공 후인 작년 8월 동중국해 환경은 상당히 달라졌다는 조사 결과이다.

염분 농도는 28.015‰(퍼밀;1000분의 1)에서 29.145‰, 평균 해수 온도는 27.35도에서 27.85도로 올라갔다. <한국해양연구원>의 최동림 박사는 “부유물질이나 영양염류가 줄어들면 식물성․동물성 플랑크톤의 개체 수가 감소해 어류도 줄어드는 등 먹이사슬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해양 생태계 전반의 평형이 깨지면서 어종의 변화나 감소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교적 지진에 관한 한 안전한 한국이지만 지진은 앞으로 계속 큰 화두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종호(

3Dmystery123@korea.com ">mystery123@korea.com · 과학저술가)

 

 

<이종호 님>은 1948년생. 프랑스 뻬르삐냥 대학교에서 건물에너지 공학박사학위 및 물리학(열역학 및 에너지) 과학국가박사로 88년부터 91년까지 한국에너지기술연구소 해외연구소소장(프랑스 소 피아앤티폴리스)과 92년부터 이동에너지기술연구소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신토불이 우리 문화유산>, <세계를 속인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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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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