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외통넋두리 2008. 2. 24.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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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6.080210 생각

할아버지 방에 걸려있는 할머니사진, 그 할머니가 계시는 집으로 간다고 말하고서도 내 말문은 더는 열리지 않는다.

손자는 할아버지는 성당에 가야된다고 말한다. 할아버지는 늘 성당에 가거나 집에 있으니 네 살배기 손자의 생각은 에누리 없이 맞다. 아빠엄마와 누나랑 저랑 함께하는 동행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산소에서 돌아오는 길, 빈 마음은 발붙일 곳 없어서 서성인다. 산소에 가야  마음이 가라앉을 것 같아서 네 살배기 손자를 앞세워 식구가 함께 갔는데 마음은 오히려 비어만 간다. 생각은 점점 세상을 하잖게 여기고, 보이는 것 모두 헛것인 듯하다.

세상 사람이 모두 자기와 가까운 이를 자기 곁에 두고서 보고 비비고 갈등하듯이 옛일을 생각하지만, 옳게는 죽어서도 산 것으로 살아도 죽은 것으로 여기지는 못한다. 그러기에 사당도 높이 짓고 묘혈도 봉긋이 만들고 비석도 우뚝 세우건만 죄다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 매기위한 사람의 짓인 것을 어렴풋이 깨닫는다.

진정 아무것도 없는 것이 참으로 하나가 되어 나와 내 곁에 있게 된다는, 이 오묘한 이치를 바로 깨닫는 순간이다.

사람들은 나더러 이승을 떠난 사람을 잊으라 하는데 나는 남들처럼 내 방만 치우고서 잊겠노라고 장담할 수 없다. 내 눈에 보이는 형상물만 치우고서 어떻게 잊을 수 있을까 싶어서다. 잊으려고 주위를 정리한들 지난날 함께한 모든 것을 지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우겨서 지우려면 나는 외계에 가야한다. 그러려면 내가 이승을 떠나야 하련만 이 일은 더욱 어렵다.

아무려나, 나는 오늘도 떠난 사람과 함께 이부자리를 한다. 모든 것을 그 사람이 있던 그때 그대로 한다. 차라리 그래야만 내가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그 사람이 늘 하던 대로 날 지켜보니까.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놓고도 잘 살아간다.

남들은 웃는다. 그러나 그들의 배우자를 죽음으로 상정하고서 이야기하며 설득하고 싶지 않으니 이야기는 늘 겉돌기만 하는 것이 또 따로 나를 안타깝게 하는 것이다.

나는 지금도 떠난 아내와 합께 이승을 살고 있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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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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