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열

외통프리즘 2008. 6. 2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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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4.001126 서열


7등, 이것이 갖는 의미는 복잡하고 미묘하다. 어린 내게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어른들의 기쁨이나 좌절을 나타나는 얼굴의 표정을 보아서 나도 덩달아서 뛰고 풀죽을 수 있는, 나에게만은 그런 무의미한 수치에 불과한 것이다. 헌데도 우리들 세상은 구태여 깊고 무거운 의미를 붙이고 매기고 달아보면서 야단들이다.


다 아는 바이지만, 평가대상 집단속의 서열은 그 집단에서 온전히 검토돼야 할 한정적이고 국소적인 것인데도 우리는 그 서열을 마치 사람의 됨됨이의 등수, 더 넓게 말하면 고금을 망라하고 동서를 통 털어서, 모든 분야의 평가기준을 그에 걸 맞는 측정치로 바꾸어서 매겨야만 그 실 웃고 울고 할 명분이 뚜렷해지련만 그렇지도 않은데도 우리는 국소적인 성적이나 서열에 대해서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였던 것이다.


사회의 발전원동은 반드시 작은 집단의 서열로 정해지지 않는다.


여러 갈래의 문화적 소양들이 한 시대에 응축되어서 이루어 질 것인즉 7등이 이 무한대의 가능성에 어느 정도로 작용하느냐를 따져 본다면 그 의미는 전혀 없는 것이다. 부여된 능력을 최대로 발휘했느냐는 것을 측정하는 방법은 아직 개발됐다는 소리를 듣지 못한 내 생각,  누구든지 자기를 중심축으로 하여 사회라는 거대 회전 무대가 빠른 속도로 회전한다고 가정하여서 생각해본다면, 아주 재미있는 얘기가 끌려 나옴직하다.  즉 각자가 자기 능력의 한계범위를 지키며 벗어나지 않을 때는, 달리 생각해서 자기를 축으로 해서 다른 모든 이가 움직인다고 생각한다면 자기보다 소위 상위의 소수는 등가의 사회적 의무를 부담하는 질 즉, 무게를 감당할 수 없어서 회전축을 벗어나 사회의 회전축을 떠나 버릴 것이다.


반대로 서열 하위에 있는 구릅이 그를 중심으로 하여서 사회라는 거대한 회전축이 움직인다면 그 많은 동질의 무리들로 해서 회전은 점점 느려지고 마침내 정지하고 그 자신들도 또 그 밖의 서열상위 들도 쓸모없게 될 것이다.


다시 생각해서, 극단의 예를 들자면 모두가 일등이면 모드가 꼴찌라는 것이다. 해서 서열상위나 서열하위나 다 같이 존대 받고 추앙 받아야 할 존귀한 인간사회의 필수 서열위치임을 모두가 뼈저리게 깨달아야 할 덕목일 것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슬픈 것은 상위서열의 계층 즉 지배층에 의해서 하부구조가 끊임없이 희생됨으로써 인류의 문화가 꽃피워 졌음을 망각하고, 오직 그 문화를 향유하는 쪽의 입장에서 기술하고 찬양되는 것은 그 속성이 관성의 논리를 타면서 급상승하는데 있다.


언젠가 하부서열의 무게가 무거워지면서 이 인류의 회전무대는 돌지 못하게 되고 머지않아서 정지되고, 그 때에 문화의 가치척도는 완전히 달라질 것이다.


저항(抵抗)임계(臨界)치 라고나 할까, 서열하부의 집단이 그 질적 가치를 공유하지 못함으로서 중심축이 상위 서열로만 이동하게 돼서 마침내 정지할 것이다.


인류의 역사인 회전무대가 정지되지 않도록 이름 없는 구성원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 한다.


나는 평생 같은 집단에서의 서열을 일등으로 마친 적이 없다. 그래서 남을 이끌려는 잠재적 소질은 일찌감치 싹이 잘려서 없어진지 오래다. 꼭 내 앞에 누군가가 있어서 잘 가건 못 가건 따라가는 습관이 붙었다. 앞사람이 길을 잘못 들지 않게 뒤에서 조정하는 구실을 편하게 하는, 그런 기질이 돼서 그랬던지, 세상을 사는데 무진 고행을 해야 했다.


이것 또한 상대적이기에 스스로는 만족하고 감사한다.


고향을 찾을 때 들려 볼 초등학교, 일 학년 일 학기 성적표, 이것의 의미는 그 성적표를 받은 날 이후 나의 앞으로 있을 행로를 정확히 숫자로 표시한 것이고, 오늘 이를 되새김하는 나를 있게 한 것이다.


나를 살아남게 하고 나를 사색하게 하는 몫을 1자가 아닌 그 7자가 해냈다고 믿는다. 행운의 7자였던가 싶기도 하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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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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