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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49.010303 책 없는 학생


옛날 말에 백수건달이란 말이 있는데 건달이라는 불교에서 비롯된 말뜻은 차치하고, 이 말의 백수만을 떼어 그 속을 들여다보면 옛날의 보통사람인 서민들의 일상은 문밖에 나가면 반드시 손에 무엇인가를 들고 다녔던 것 같다.


이를테면 사대부는 부채를 들고 생원은 지필묵을 들고 농군은 연장을 메거나나 지게를 졌다.


이들은 문밖에 나가는 목적에 따라서 행장을 달리하여 차리고 나섰다. 이렇듯 신분의 고하를 막론하고 그 행장에 걸 맞는 휴대품을 차거나 들고 다녔던 모양인데 반상(班常)을 초월해서 아무것도 차거나 들지 않는 것은 물론이려니와 돈주머니도 차지 않고도 거리낌 없이 활보할 수 있는 사람, 그 실, 비었고 허랑하여 착실하지 못하게 난봉이나 부리고 다니는 사람을 백수건달이라 이를 터인데, 여기에 백수(白手)는 빈손을 일컬을 터이므로 이점이 옛날 나의 등교 길이 교과서 없이 빈손만 갖고 등교하던 아픈 과거를 들추게 하여 입맛이 쓰다.


지금 학생들이야 학교 측의 완벽한 시설 덕으로  빈손으로 학교에 가드래도 학교에서 준비한 교재로 , 혹은 도서실이나 그 밖의 교재를 이용하여서 시, 청, 각 교육을 충분히 받을 것이지만 그 때의 우리는 전혀 백수란 본뜻의 올가미를 벗어날 수가 없는, 꼼짝없는 백수가 되어서, 얼마간은 걸 맞는(?) 건달행세도 하지못하는, 이도저도 아닌 가짜 백수건달 노릇을 한 적이 있었다.

 

보고 읽고 쓰는 효과라는 것이 학생의 잠재력을 들추어내지 못하고 틀에 가둘 수 있다고 보면, 책이 없어도 사물의 이해를 돕는 역할이 보다 크다고 하면, 오히려 책 갖는 것이 피해가 클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보아 차라리 당분간 시험 삼아서도 잘 됐는지도 모를 일이다.

 

성현들은 어디서 어떻게 배웠는지 모르지만 세상의 만 백사가 교과서 구실을 했고 스스로 깨치는 힘을 길러서 성현이 됐을 것이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본다. 책이란 앞서간 사람들의 지혜를 쉽게 얻고자 해서, 지름길을 가면서 이미 그 길을 걸으면서 겪은 고난을 재차 겪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고자하는 지식습득의 방편에 불과한 것이지 그 속에 우리의 최종목표가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닌 성싶다.


그 책으로 해서 더 낳은 책을 만든다고 해서 우리가 추구하는 최종의 목표를 이룩한 것은 더욱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것은 황혼을 맞은 모든 이의 한결같은 생각일 것이고 이제 지력의 한계를 실감하는 또 다른 하나의 명제로 떠오르면서 갈등하는 것이리라.


책 속에 묻혀 세월을 보내면서도 그 책 속에서 나를 해결할 아무것도 발견 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아무리 책을 많이 쌓아 놓아도, 아무리 그 책을  골백번 읽었다 하드래도 그 책은 책을 쓴 이의 모든 것에 국한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남이 걸어간 길을, 그 발자국을 한발작도 벗어나지 않고 걷는다면 그 사람은 자기인생을 산 것이 아니라 남의 인생을 따라 산 것뿐이다.


그렇다면 그 발자국인 책을 벗어나서 가시밭도 걷고 자갈밭도 걷고 물도 건너고 산도 넘어서 가는 과정에서 앞서간 사람들과 비교하며 더 좋은 지름길을 개척한다면 뒤에 오는 이는 편안히 올 것이라는 생각을 해보는데, 이렇게 되니 자가당착이 된다. 그러고 보니 결국은 남이 걸은 길, 책으로 된 길은 내가 갈 길을 가름하는 좌표는 될지 몰라도 그 길만이 내가 갈 길은 아닌 성싶다.


결국 우리 모두의 갈 길은 각자의 발자국을 독자적으로 남겨서 내 책이 활자화되든지 안 되든지 말할 것 없이 꼬박꼬박 밟아나가면서 자기생의 책을 써야 하는 것이다. 비록 그것이 지탄의 대상이 되든지 악의 씨앗이 되든지 하는 것은 새로운 일깨움의 표본이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일 수도 있는 것이다.

 

잠시나마 책 없이 공부한 나에게 이런 교훈을 얻게하는 것도 책은 하나의 수단이지 목표가 아니라는 점을 알면서부터 터득한 것이니 이점이 또한 세상의 양면성을 보이는 묘한 이치임을 새삼 느끼고 있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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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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