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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37.970724 임시거처(居處) 아내는 입성(入城)했다. 병(病)무관(無關)의 큰 방 병마(病魔)의 요술(妖術)이 예까지 데려왔나. 가랑잎 돈 마술(魔術)로 이토록 넓혀놨나. 나 모르겠네 병원장사 속 보이네. 돈 기갈과 암 기갈(飢渴) 궁전(宮殿)같은 이 병실에 채울성싶어서 그저 멍하다. 가랑잎만 보여 어안이 벙벙하다. 아들 내외도 옮겼다. 웃음은 접어 봇짐에 싸고 근심만 가득 어께에 메고 지은 죄 없이 문지방 밟네. 효(孝)는 말이 아니고 행(行)이기에 그렇단다. 아들아! 애기야! 내 탓이구나. 낯선 병실이 내 집 되니 정은 남의 이야기. 정은 내게서 멀리 있고 내일만 두려운데 아들네 정 붙일 곳 잃고 빈집만 남겼네. 손때 묻힐 데도 입김 서릴 곳도 없는, 모두는 가상(假象)의 내 집. 부자(父子)의 공허(空虛) 아내의 나락(奈落). /외통-
6737.970724 임시거처(居處)
아내는 입성(入城)했다.
병(病)무관(無關)의 큰 방
병마(病魔)의 요술(妖術)이
예까지 데려왔나.
가랑잎 돈 마술(魔術)로
이토록 넓혀놨나.
나 모르겠네
병원장사 속 보이네.
돈 기갈과 암 기갈(飢渴)
궁전(宮殿)같은 이 병실에
채울성싶어서
그저 멍하다.
가랑잎만 보여
어안이 벙벙하다.
아들 내외도 옮겼다.
웃음은 접어 봇짐에 싸고
근심만 가득 어께에 메고
지은 죄 없이 문지방 밟네.
효(孝)는 말이 아니고
행(行)이기에 그렇단다.
아들아!
애기야!
내 탓이구나.
낯선 병실이 내 집 되니
정은 남의 이야기.
정은 내게서 멀리 있고
내일만 두려운데
아들네 정 붙일 곳 잃고
빈집만 남겼네.
손때 묻힐 데도
입김 서릴 곳도
없는, 모두는
가상(假象)의 내 집.
부자(父子)의 공허(空虛)
아내의 나락(奈落). /외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