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2

외통넋두리 2008. 11. 26.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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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2

6742.970728 수술 2

 

 

생겼으면 없어지는 것

암인들 벗어나랴.

 

 

부실이 병을 낳았으니

알차면 억누를 일인데

내가 아프다고,

남이 그런다고,

의사 권유대로,

세상 이야기로,

흔들리고 못 참으면

내 것 아닌 남의 삶인 것.

 

뭇 입에 귀 담고

뭇 눈에 몸매면

몸부림은 의지와 어긋나 남의 짓

마음은 늘 허전한 것.

 

 

참으면 없어지나

흐르면 나아지나.

아내 제 몸 못 지켜

남이 아내 헤집는데

 

나는,

초록 옷이 성한 아내인 듯

엎드려 절하고 싶네.

 

 

종합검진이라 하여 믿었어도,

더 좋은 곳 없다하여 다녔어도,

거르지 말라하여 해마다 받았어도,

다 헛되이 때 놓친

병 덩어리.

 

 

삼기 암 몰랐단 말인가

말기 암을 만들려 방임했단 말인가

내 입은 지금에, 없는 것

다만 초록의 옷, 그들의 입만이 뱉는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말 말.

 

울화를 삭이고 삼키는 나

어제는 흰옷의 말

지금은 초록옷의 말

 

다만 쫓을 뿐이다.

 

오후 두시 반,

아내의 손을 놓아 보내니

 

 

부옇게,

수술실은 까마득 멀리 가고

넓어지는 복도에는 빈 의자만

사람도 의자도 싹 사라졌다.

 

시계바늘은 멈추고

내 고동소리도 멈췄다.

 

 

생사를 남의 손에 맡겨놓고

어찌 돌아 올 때인들 채근 할 수 있으며

조급한 심사인들 호소 할 수 있겠는가.

대척(對蹠)인 생사인데 생만 바라보니

무담보 시술은 확률만 커 보이네.

 

긴 날은 일순에 가고

허울만 남아서 오그라드는데

인연의 실체들만

나를 에워싸네.

 

오늘에 와서.

피를 나눈 형제는 미래에 떨며

차를 마신 친구는 허리로 찬바람 느낀다.

 

실향의 일족(一族)은 세월을 쥐고

내 발판된 인척은 인연의 무상을 세는데.

다만 고마워 조아리는 나

아내의 밥통(胃)만 어루만지네.

 

 

바늘도 없다.

추도 없다.

시계는 아예

아내의 핏줄인양 빨갛게 흐르지만

예정된 시간은 까맣게 숨어있다.

 

내 심장의 핏 방울이 점점이

일곱 시를 찍었는데,

아내의 얼굴은 볼 수가 없구나.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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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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