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2

외통프리즘 2008. 12. 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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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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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지 스스로 이 세상에 태어나겠다고 해서 태어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커가면서 나를 생각하게 되고 꽃구름 속을 헤매다가 마침내 여러 가지 의문을 갖게 된다. 그러면서 더러는 혼미해지다가 정신적 방황을 하는 한 때도 경험한다.

 

나도 어릴 적엔 아무 생각 없이 그저 모든 것이 새롭고 신기하기만 했었다. 이성을 알게 되고 사랑이 싹트면서 생명의 탄생 경로를 어슴푸레 알게 되지만 갈증을 풀만큼 만족하지는 못했다. 그 중에서도 나를 이 세상에 나게 한 것은 온전히 누군가의 힘으로 그 많은 경쟁자인 형제적 요인을 물리치고, 어쩌면 우주의 크기만 한 힘을 받고서 이 세상에 났지 않았을까 싶어서 숙연해진다. 이렇게 생각할 때 이런 힘을 고스란히 물려받고도 지각없이 나날을 살고 있는 내가 가엽다. 더하여 고매한 식견도 없고 심오한 실존철학을 공부하지도 안았으면서 세상의 본질을 혼자 떠맡아 분석하려는 것처럼 고뇌하고 몸부림치는 나를 생각하면 맹랑하기까지 하다. 그냥 있으니까 산다고 생각할 수 없는 내가 이상한 것인지 아니면 아무렇게나 생각 없이 살다가 가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따질 겨를은 없다.

 

지금 내 안에서 부단히 생성 소멸하는 세포의 의미를 이해 할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아무리 생물학적으로 절절히 풀어낸다고 하드래도 내겐 여전히 의문을 더한다. 그 의문은 어쩌면 나만의 옹고집일 수도 있다.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원소를, 모든 유기물을 별도로 조합하여서 지지고 볶는다 해도 거기에는 생명을 탄생시킬 마지막 인간의 혼을 넣을 수 없겠기 때문이다. 이렇게 생각하는 순간에도 내 생각과 상관없이 생명의 조작을 시도하는 인간이 있어서 바보 같은 내 생각을 천치의 발상으로 경멸할지도 모른다. 그럴지라도 나는 이렇게 생명무게를 우주의 무게만큼 값지고 그 어떤 것과도 비길 수 없는 무한한 가치로 치고 싶다. 이렇게 생각하기에 인간은 태어나는 그 순간부터 우주의 일부이고 그 개체가 곧 우주라는 생각을 저버릴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니 우주도 인간과 더불어 유한한 존재여야 한다는 명제에 부닥쳐서는 또 생각은 미궁으로 빠지고 만다. 그러니 실체는 생각 즉 사유의 산물이라야 하는데 우주의 실체가 인간의 생각에 좌우한다함은 어불성설인 것인즉 인간의 사유는 즉 혼은 우주와 더불어 하나여야 하고, 그래야만 그 가치는 상호 합치되고 무한성을 유지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사람의 생명은 영원한 것이고 무한한 가치를 갖지 않을 수 없는 절대적인 것이 되어야 하겠는데 이승의 한 생을 전부로 생각하고 그 짧은 삶에서 무엇인가를 이룩하려 애쓰다보니 본말이 뒤얽혀서 본래 살아가야 하는 도리를 벗어나지 않을 수 없는, 도치된 가치기준을 설정하고 헤매고 있는 것이다. 유한한 생명이 무한한 생명으로 바뀌는 것은 온전히 자기 생각에 기인할 수밖에 없는데 이것이 유사 이래 인류의 과제로 남아 우리를 고뇌케 하는 성 싶다.

 

생명, 그 말속에 이미 유한성을 내포했으면서 지속적인 삶을 유지해야한다는 생각은 이 생명의 정의를 달리할 수밖에 없는 괴변으로 이어지니 생명은 그 자체로 유기적(有機的) 체질과 영적 생명의 혼합이 되어 영적 생명으로 이전(移轉)함으로써 내 모든 의문은 풀어지는 것이다. 즉 생명은 영원한 것인데 이세상의 삶의 방식과 의식하는 방법이 저승의 삶과 의식과 다름으로써 내 생각이 그 궤를 같이 하게 되는 것이니 이 또한 누가 듣거나 보면 웃을 노릇이다. 헌데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이 생각은 내가 이 우주의 한 부분으로 미미하게나마 존재하는 것으로써 온당하게 생각할 수 있고 그것은 아무도 시비하지 못한다. 적어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어느 누구도 시비할 수 없는, 온전한 내 우주적 존재의 산물임은 인정해야한다. 이것은 이 세상의 모든 것의, 심지어 과학적인 어떤 것도 절대적인 것은 없기 때문이다. 자꾸 어긋나지만, 과학은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의 모든 과학적 요소들과 인식의 한계에서 이룩되었다고 보아 그렇다. 우주적 기준으로는 다를 수도 있는 것이다. 엉터리일 수도 있는 것이다. 허지만 그 엉터리라고 말하는 이쪽의 논거도 어쩌면 우리가 속한 어느 일부의 천체 속에서만 이룩되는 가설에 불과한 것이리라는 생각에 이르러서 나는 감히 허튼 소리지만 이 허튼 소리가, 무한대의 우주적 사변(思辨)에서는 과학의 이름으로 입증하는 현재의 우리의 모든 것이 어긋나는 것에서는 매한가지라고 주장하고 싶다.

 

그래서 생명을 말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적용하면서 실험적 결과를 들이댄다 해도 끝내는 우리가 죽지 않고 영원히 살수는 없는 것에서는 일치하는 것이다. 생명을 조작함은 우주를 조작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 어떻게 합당하다고 생각 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지금 내 안에서 살아 이어가는 생명활동도 오로지 나를 우주의 섭리(攝理)자에게 귀의시키는 한 과정으로 보아서 흡족하다.

 

생명은 죽음의 시작이고 죽음은 생명의 씨앗이다. 삶과 죽음, 생명과 허무는 모두 하나일 것이고 그 허무에서 창조된 생명을 우리는 창조주의 뜻이라고 여겨서 그에 따라 살아가야 하는데, 어떻게 살아야 그렇게 사는 것인지 알지 못해서 이렇게 횡설수설하는 것이다.

 

지금도 나는 여전히 숨을 쉬고 있다. 과학적으로 말하는 세포의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것이다. 헌데, 나는 이런 생물학적 삶에서는 내 존재의미를 찾을 수가 없다.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도 모르겠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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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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