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3

외통인생 2009. 1. 18.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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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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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말 그대로 현실이 아님에도 버리지 못하는 우리 인간만의 전유물(?)이 아닌가싶다. 저마다 꿈을 꾸면서, 생시와 꿈 사이를 오가면서, 겹으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꿈을 깬 뒤엔 반드시 깨져버린 희열의 순간을 아쉬움으로 달래거나 구렁에서 벗어난 안도의 기쁨으로 한숨짓거나 한다. 두 경우 언제나 꿈으로 끝나니 꿈을 먹고산다는 말은 생시의 희망일 뿐이니 허황하고, 허우적거리는 허울만 남는다.

꿈, 그것은 아지랑이와 같아서 보이지도 않고 잡히지도 않지만 분명 현실을 사는 우리는 언제나 둘러 쳐진 꿈의 가두리 안에서 산다. 어디서나 꿈을 이루었다는 사람을 찾을 수 없고, 오직 내일의 꿈을 위해 오늘을 산다는 사람뿐이다. 또한 그 꿈이 동경의 대상이든 욕망의 표적이든, 자기에게 국한되든 사회에 공헌하려 하든, 사는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분명 꿈은 저버릴 수 없는 인생의 한 본질적 요소이기에 꿈이 없는 이는 내일이 없다고 하지 않는가!

헌데 과연 나의 꿈은 무엇이었는지. 때늦은 생각에 잠기는, 수렁에 빠져서 산다. 진정 나의 꿈은 무엇 이였던가! 꿈이라기엔 너무나 소박한 꿈, 어떻게 든 가난을 벗어나서 남부럽지 않게 살 수 있는 집안을 일구는 일이었다.

당돌하게. 그래서 머리 깎는 이발기계도 하나 있고 스케이트도 있고 라디오도 있고 재봉틀도 있고 새끼 꼬는 기계도 있고 툇마루도 깔고 기와도 이고 머슴도 들이고, 그런 후에 나는 모든 것을 잊고 공부나 하겠다는, 그 것이 내 어린 시절의 나의 꿈이었지 않나 싶다. 그런 환경이 몹시 그리웠던 가보다.

아버지는 그 중 우선순위를 논 사고 밭 사는데 만 두었지 자질구레한 것은 눈 밖이셨다. 모든 것이 동무들 집과 비교되었던 그 시절, 내 마음속엔 이것들을 이루는 것은 죄다 내 몫이라고 생각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그 중에 재봉틀과 시계는 마련되는 것을 그저 이 작은 눈으로 바라볼 수는 있었지만 여전히 넓디넓은 우리 집의 지붕은 이엉으로 이어 있었고 마루 없는 맨 바닥인 채로 있었다.

걸터앉을 자리가 마땅치 않았던 한 시절, 어린 내 마음은 꿈자리를 여기에서 틀어 나갔다. 소박한 꿈, 얼마든지 이룰 수 있는 꿈, 그 꿈을 나는 평생을 다하여도 이루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현실이 꿈으로 되고 꿈은 여전히 꿈으로 남아서 발버둥을 치게 한다. 그래서 나는 아직 꿈속을 헤매고 있는 것이다. 꿈은 아직 깨지지 않았다. 꿈을 이루는 그 날이 내 꿈이 되는 날이다. 이룰 수 없는 꿈, 그 꿈을 꾸어서 무엇 할까만 그래도 꿈은 꿈이니까! 내가 사람다운 삶을 산다고나 할까?

작은 꿈은 그대로 한 낱 물거품, 물거품이 된 내가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 그 것도 거창하게 하늘에 대고 우주에 대고 숨결에 꿈결을 담아 하늘로 흩날리는 것이다. 거친 숨결에 실은 꿈결이 오늘도 휴전선을 넘는다.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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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외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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