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어떤 이처럼
아버지를 임종시설 병동에
모시지는 못했더라도
세상 사람들이 연민(憐愍)하는 이,
거적 장례를 치르는
그 축에도 못 끼었다.
따뜻한 유골함에
볼도 비벼볼 수 없었고
아버지 분봉에
풀 한 포기도 뽑을 수 없는,
나는 공중에 뜬,
이 세상 사람이 아닌가 보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날짐승
들짐승
집짐승
물고기
미물인 듯, 고작
내리사랑뿐이었으니
나는 미물인가보다.
나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닌가 보다.
끼워주지 않는가 보다.
나는 이 세상 살
자격이 없는가 보다.
하느님께 물어보자
내 살 곳,
내 발 디딜 곳 어딘지./외통-